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친일 논쟁이 고창국화축제장으로 옮겨 붙었다.
‘친일청산전북시민연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등 시민단체 소속 회원 50여명은 3일 고창국화축제 주행사장인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관에서 “친일 시인을 미화하는 국화축제를 즉각 중단하고 미당시문학관을 폐쇄하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국화축제전회 관계자를 비롯 일부 지역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다. 제전회와 지역주민들은 “이번 축제는 문학과 지역 특산물을 연계, 고창지역에 국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소득사업”이라며 규탄시위에 나선 시민단체에 맞섰다.
이번 충돌은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고 서정주 시인의 행적과 역사적 의미를 둘러싸고 수차례 부딪쳤으나, 상호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만을 달려왔다.
제전회는 시민단체의 규탄시위에도 미당문학제와 기념식, 미당 백일장, 미당문학상 시상식, 시낭송 및 축하공연 등 예정된 행사를 진행했다. 제전회는 “미당과 관련된 친일 논쟁은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일뿐”이라며 “27일까지 계획된 모든 행사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 논쟁 속에서도 국화축제장을 찾는 발걸음은 꾸준히 늘고 있다. 내방객이 증가하면서 축제장 일대에 주차난이 되풀이 되고 있다. 고창군 부안면은 내방객들이 이어지자 행사장 일대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