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손안의 TV'

‘손안의 TV’라고 불리는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오늘부터 수도권에서 실시된다.KBS 등 4개사가 방송을 시작하며, 2개 방송사는 시험방송을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DMB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아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6월 본방송을 시작한 위성DMB에 이어 세계 최초로 지상파DMB 까지 서비스하는 명실상부한 이동휴대방송 선두주자 자리에 서게 됐다.정보통신(IT) 강국임을 다시한번 세계에 알린 셈이다.

 

지상파DMB는 영국BBC 방송의 기존 아날로그 음성송출을 디지털로 바꾼 DAB(디지털 오디오방송)를 발전시킨 방식이다.DAB의 부가서비스인 문자방식에 주목하여 동영상 전송까지 가능하게 우리가 개발한 것이다.국내에서 개발된 방송표준은 유럽으로 다시 건너가 유럽표준으로 채택돼 향후 국내 기술의 국제표준화 추진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전화나 단말기를 통해 뉴스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 제약없이 즐길 수 있는 지상파DMB는 위성DMB와 함께 현대인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미디어로서,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네트워크에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 도래의 첨병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의 성장 잠재력을 과거 유선전화가 ‘1인 휴대전화 시대’에 도달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올해 40만명 정도인 서비스 이용자가 2010년에는 약1026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DMB의 경제적 효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DMB의 출현에 씁쓸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휴대전화 중독계층을 더욱 확대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이미 10∼20대의 경우 거의 휴대전화 중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휴대전화를 한순간도 손에서 떼어놓지 않는다.통화를 안할 경우에도 쉴새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을 즐긴다.세상과 통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 처럼 보인다.

 

우리 방송의 드라마는 최근 동남아의 한류열풍에서 보듯 시청자를 사로잡는데는 최고 수준이다.‘손안의 바보상자’ 드라마에 몰입해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는 웃지못할 일이 늘어나지나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 든다.지상파DMB의 경우 시청료도 없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