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경제 양극화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양극화 현상의 심화'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더구나 우리 나라의 경제 양극화는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고 그 범위도 지나치게 넓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물론 경제적 성과의 양극화 현상은 기술의 발달과 경제발전, 그리고 세계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경제의 양극화는 단순한 과정의 양극화를 넘어 신빈곤층을 양산, 각종 경제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발전 과정에서 선도부문의 성과가 낙후부문으로 원활하게 파급되는 과정을 거쳐야 균형잡힌 국가발전을 이룰 수가 있는데, 현재 상황은 오히려 선도부문과 낙후부문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 국가경제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시장만능주의에 취해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수출을 해서 재미를 보는 몇몇 대기업과 벌이가 좋은 일부 전문직종, 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장인을 제외한 상당수 가정이 저소득층으로 내몰리고 있으니, 국가적 위기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월소득 1백20만원 이하의 빈곤층이 무려 7백5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다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빈곤층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한집 건너 한집이 빈곤층으로 내려앉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사정이 이런데도 어느

 

정부고위당국자는 지난 88년 이후 지금이 가장 경제사정이 낫다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너무 평범한 경제논리지만 빈곤층이 늘면 구매력이 떨어져 상품이 안팔리고, 상품이 안팔리면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한다. 기업이 망하면 당연히 실업자가 늘고, 실업자가 늘면 구매력이 떨어져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은 정해진 순서다. 그러는 사이 국가 경제는 공황상태로 빠져들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라도 빈곤국가로 몰락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수출 좀 잘된다고 희희낙락할 일이 아니라 내수를 살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떤 수레든 두 바퀴의 크기가 같지 않으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양극화 해소에 최우선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