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인종폭동

프랑스에서 아랍계 청년들이 폭동을 일으켜 한참 시끄럽더니, 이제 호주에서 아랍계 청년과 백인 청년 사이의 집단난동이 있었다. 지난 4일 시드니 크로눌라 해변에서 아랍계 갱단이 백인 인명구조대원들을 구타하자, 11일에 5천명에 달하는 백인 청년들이 몰려들어 아랍계를 구타하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차를 부쉈다. 12일에는 아랍계 청년들 600여명이 몰려들어 총을 쏘며 차량과 상점을 부쉈다.

 

왜 이런 인종폭동이 나타날까? 특히 프랑스와 호주에서는 아랍계를 중심으로 폭동이 일어날까? 이는 2001년 9?11 이후 사태와 관련되어 있다. 뉴욕의 쌍둥이 무역빌딩이 아랍계의 테러로 무너지면서 수천명이 죽자 미국 대통령 부시는 아랍계에 대한 전면적인 감시와 탄압에 들어갔고 이러한 분위기는 서구로 확산되었다. 더구나 지난 2002년 발리 나이트클럽에서 테러가 있어 호주인 수백명이 죽거나 다치자 이후 아랍계를 대상으로 한 감시와 차별이 강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차별로 가난하게 살던 아랍이민, 특히 아랍계 청소년들이 이러한 분위기와 차별에 좌절감이 더욱 높아졌다. 더구나 이라크에 파병하여 이라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에 대한 반감도 높다. 백인들도 사회적 양극화에 따라 가난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직장을 빼앗아 갔다고 느끼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백인들을 멸시하는 백인우월주의가 상당히 퍼져있다. 우리에게는 백인으로 보이는 아랍계가 이들에게는 동양인의 하나로 간주된다. 백인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비백인들이 자신들에 순종하지 않으면 쉽게 공격하게 된다. 아랍계 외에도 독일에서는 터키 이민자, 영국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카리브 출신 이민자, 미국에서는 아시아인들이 공격당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세계화에 따라 저임금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외국에서 수용하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통합이 크게 약화되고 사회적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불안해지는 경우 청년실업자들이 불만을 이민자들에게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민청년들은 경제적으로 더욱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좌절감을 경찰, 상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표출하게 된다. 세계적인 사회통합 시스템을 준비해야할 때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