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교육이 살아야 군산이 산다

“아이구, 이젠 군산에서 자녀 교육시키기가 어렵겠네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무난하게 관내 어느 고등학교도 갈 수 있으니 학력저하가 뻔하고 이런 교육여건에서 어떻게 자녀교육을 시키겠어요.

 

자녀교육을 위해 전주등지로 이사를 할 까 해요”

 

지난 9일 치러진 군산지역의 고입선발고사에 올해 최초로 미달사태가 발생하자 초등학생자녀를 둔 어느 학부모의 말이다.

 

한 학부모의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군산경제에 적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사실 2006년도 고입선발고사에서 군고· 제일고· 중앙고· 동고· 군여고· 중앙여고· 영광여고등 7개 인문계고교의 입학정원은 1860명이나 응시생은 1842명으로 18명이 부족했다.

 

군산지역의 중학생들은 성적과는 무관하게 탈락자없이 관내 어느 고교도 갈 수 있게 됐다. 같은 평준화지역으로 탈락자가 635명, 244명인 전주· 익산지역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관내 상당수의 우수한 중학생들이 군산소재 전북외고는 물론 다른지역의 고교로 빠져 나간데 따른 것으로 올해 유출인원은 상산고 9명, 전북과학고 13명, 전북외고 52명, 전주예술고 23명, 전북체고 18명, 전통문화고 8명, 익산고 25명등 총 161명이다.

 

왜 군산에 이같은 교육여건이 형성됐는가.

 

중등교원인사관리기준상 군산지역이 전주· 익산지역과는 달리 비경합지역으로 묶여 교사의 이동이 거의 없는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시청은 물론 사회 지도층의 대부분이 교육여건개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의 올해 교육관련예산을 보면 11억여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8억원의 장학금출연이 대부분이다. 시가 교육발전문제 전반을 논의하고 해소책을 찾아야 하나 그렇지 못하고 있고 도의원과 시의원등 사회지도층에서 ‘교육을 통한 군산발전’을 위한 마인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상태를 방치할 경우 관내 중학생들의 학력저하가 불을 보듯 뻔하고 우수학생들이 타지역으로 지속적으로 빠져 나가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공산이 크다.

 

매년 평균 3300명이라는 인구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인구의 타지역유출현상이 심화돼 가뜩이나 어려운 군산경제를 더 피폐하게 만들지 않을 까하는 우려감이 몰려 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간지역에 있는 함양군의 함양고가 기적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학생을 포함, 해마다 1000여명씩 인구가 유출됐던 함양군에서 함양고가 군청을 비롯해 동창회및 지역주민들과 똘똘 뭉쳐 학교를 살림으로써 학생유출현상을 희석시키데 성공한 것이다.

 

군의 지원으로 함양고에 기숙사가 들어섰고 군청직원 100여명은 매년 10만원씩 장학금을 내는 것을 비롯, 동창회와 지역주민들도 장학금조성에 동참하는가 하면 함양고는 수준별수업을 도입하고 방과후 사교육강사를 초빙,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함양고는 지난해 인문계전환이후 최초로 서울대합격생을 배출했고 지난 2003년 49명이었던 함양 읍내 2개중학교의 타지역 진학생이 2004년에는 19명으로 크게 줄었다.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길만이 인구유출을 차단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길이다.

 

교육청만이 나서서는 안된다. 함양고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군산 관내 각 학교는 물론 군산시청과 시민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