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특별기고 - 새만금,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영주 전북발전연구원장

2005년 12월 21일, 이른 아침부터 우리지역에 쏟아진 함박눈은 낭보를 예고하는 서설이 분명했다. 법원의 새만금사업 추진재개판정 소식은 이백만 도민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991년 첫삽을 든 이후 14년동안 숱한 논쟁과 갈등을 겪으면서 부침을 거듭해 온 새만금사업이 이번 법원의 판정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새만금 추진을 염원해 온 이백만 도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의지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도민들은 그동안 새만금이 흔들릴 때마다 혈서로, 삭발로, 기초석 모으기로 새만금을 지켜왔다. 이제 새만금사업 추진에 대한 모든 논쟁은 이번 판결로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환경단체 등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깨끗이 승복함으로써 친환경적으로 새만금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14년동안의 환경문제에 대한 충분한 대비로 새만금은 법적, 사회적, 환경적인 정당성을 완벽하게 확보하여 확신을 가지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새만금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국가와 전북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외국의 전문가들도 새만금을 도전속에 엄청난 발전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그 기회의 땅, 새만금 원단에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우리들 모두의 몫이다. 새만금이 대한민국과 전라북도의 혁신의 촉매제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 중장기적 전략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변환경과 여건등을 고려해 다양한 선택에 따른 평가와 대안을 도출해서 이해 당사자들이 합의를 할 수 있고 잠재적 가치를 최대화 할 수 있는 전략적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새만금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이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공공 및 민간전문가 중심의 혁신적 사업추진체계를 구성하여 마스터프랜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간접인프라의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주변 인프라와 새만금사업에 필요한 교통, 물류등의 연계시스템 구축, 특히 철도나 공항등의 연계를 통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넷째, 새만금특별법의 제정을 통해 사업주체와 이들의 역할, 신설될 특별청의 운영과 조직에 관한 내용을 명문화함으로써 새만금구역 설정, 개발추진 및 이에 따른 소유권분쟁 등에 대비해야 한다. 다섯째, 국내외 사례를 철저하게 점검하여 새만금의 잠재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만금개발에 따른 재원조달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와 자치단체, 전문가등의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제 손에 닿을 듯 말 듯 했던 새만금이 우리의 손에 쥐어졌다. 더 이상 새만금은 꿈이 아닌 가까운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미래 전북은 물론 우리나라를 동북아의 거점으로 견인할 새만금이 지역적 차원이 아닌 글로벌 시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가는 물론 도민들의 총체적 역량의 결집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북아시대 새만금의 위상과 역할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