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교수와 연구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이 연일 한국 나아가 세계의 톱뉴스가 되고 있다. 특히 대학사회, 지식인사회에서 더욱 그렇다. 그렇게 허술하게 조작한 논문이 세계적인 잡지에 실린다는 사실이 놀랍기 때문이다. 엄중하기로 소문난 사이언스지도 논문조작을 밝혀내지 못하고 논문이 사실이라고 계속 주장했었다. 또한 학자들이 스스로 윤리를 지켜야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에 대한 교수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황우석박사가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연구비를 정부 등에서 받아 사용하였다고 한다. 대학에 각종 연구비를 나누어주는 학술진흥재단이 1년에 약 2조원정도를 사용한다고 한다. 상당한 국비가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점검은 매우 엉성하다. 교수들이 연구하고 교수들이 점검한다. 교수들이 전문가이고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교수들이 연구하고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수들의 팔이 안으로 굽어 문제가 있어도 모르는 체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가 커지기 전에는 밝혀지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 교수들은 다른 교수들 연구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지 않는다. 연구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적인 비판으로 생각하여 적대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 문제점을 알고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기 어렵다.

 

더구나 같이 연구하여 연구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대학원생들은 자신을 지도하는 교수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없다. 자신의 미래가 막히기 때문이다. 지도교수가 잘 이끌어주지 않으면 교수직이나 연구원직을 제대로 얻기 힘든 것이 한국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교수들이 전문적 지식으로 자신들만의 성채를 쌓고 있다. 이러한 성채를 열기 위해서는 교수들끼리의 상호 점검도 더욱 치열해야 하지만 또한 외부의 전문가들이 성채 안의 일들을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외부인들도 너무 교수들만 믿고 그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교수도 여러 가지 실수를 할 수 있고 또한 비윤리적인 일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점검을 대학 바깥의 사회도 철저히 해야, 대학 안에서도 스스로 더 잘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황우석박사의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