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판타지산업

최근 전세계를 풍미하는 흥행영화의 상당수는 판자지영화이다. 헤리포터,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등 대다수 신화에 근거한 영상물들이 그 중심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이들 영화는 북구 및 유럽의 신화를 소재로 한 것으로 다양한 에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발전하여 막강한 문화산업의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작가가 모두 영국사람이란 것이다. 반지의 제왕은 작가 톨킨이 독일의 니벨룽겐의 반지 신화에 근거해 만든 것인데 이 신화는 이보다 먼저 전해지던 북유럽(스칸디나비아)의 신화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나니아연대기의 작가 루이스도 영국 출신이고 헤리포터의 작가 조엔 롤링도 영국출신이다. 이들 작품의 무대는 영국이지만 두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현재와 마법이 공존하는 중세적 세계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럽사회의 초자연적 신화를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세계관을 통해 새롭게 그려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즉, 한국 문화산업의 시공간적 범위를 아시아 및 세계의 신화와 설화로 확대하여 우리가 재생산해낼 수 있다는 선례인 점이다. 그 가능성이 이미 한국 게임산업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확인되었다. 이는 온라인게임 사상 첫 동시접속자수 1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아시아로 확대되어 온라인게임이 한국 게임시장의 중심이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리니지의 배경이 되는 아덴 왕국은 10세기 전후 유럽의 이미지를 딴 가상의 세계였다.

 

전라북도는 춘향전, 흥부전, 홍길동전, 옹녀-변강쇠이야기, 콩쥐팥쥐전 등등 주옥같은 한국의 원형적 설화와 소설의 무대이자 이야기가 만들어진 문화창조의 공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신화와 중국 신선의 세계, 일본 신들의 이야기, 북방민족, 동남아시아, 인도의 신화, 설화 등을 우리가 재가공해 새로운 콘텐츠로 창조해 낼 시점이다. 이제 우리의 저력으로 새로운 신화와 판타지를 만들어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라북도, 전주시 등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