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설 아침에 덕담과 함께 건네주는 세뱃돈 유래는 그처럼 오래 된 것 같지 않다.조선조때의 세시풍속을 자세히 기록해 놓은 동국세시기에도 덕담에 관한 풍습을 적어 놓았을 뿐 세뱃돈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당시에는 웃어른을 찾아가 세배를 하면 떡과 과일을 내놓았다.서당 훈장은 세배를 하는 학동들에게 평소에 교훈이 될 짐승이름 하나씩을 쓴 글을 봉투에 담아 주었다.성급한 아이에게는 소 우(牛)자를,행동이 느리면 말 마(馬)자를 써주는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반성케 했다.
세뱃돈 관행은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설이 되면 미혼 자녀들에게 ‘돈 많이 벌어라’는 덕담과 함께 붉은 색 봉투인 홍포(紅包)에 약간의 돈을 넣어 주었다.이런 관행이 점차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 베트남,싱가포르 등으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돈 욕심 많은 일본인들이 이를 먼저 받아들이고 일제가 이 땅을 강점하면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1920년대 국내 신문에는 ‘아이들이 돈맛을 알게되면 좋지 않다’며 세뱃돈을 주지 말것을 당부하는 글이 실리기 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몇년전 부터 도서및 문화상품권이 발행되면서 상품권을 세뱃돈 대신 주도록 권장하기도 했다.책과 음반 구매는 물론 영화,각종 공연관람등 용도가 다양해 요긴하게 쓸 수 있다.무엇보다 노골적인 현금보다 정성이 담긴 선물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올 설을 앞두고는 새로 나온 5000원권이 세뱃돈으로 인기라고 한다.수요가 달리면서 추가 발권을 했지만 은행창구마다 신권을 교환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양이다.경기불황 여파로 세뱃돈을 만원짜리로 주기에는 부담이 가는데다 5000원 신권의 희귀성에 디자인이 세련돼 세뱃돈으로 적격인가 보다.
사흘만 지나면 설이다.세뱃돈으로 일시적인 환심을 사는 것 보다는 진정한 돈의 가치를 깨달아 근검절약의 지혜를 배우게 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게 세뱃돈에 담긴 진정한 의미일 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