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의 대명사격인 중국 주나라 강태공(姜太公)은 웨이수이(渭水)에서 낚시대를 드리운채 호연지기를 길렀다.그는 미늘없는 낚시로 세월을 낚았다.강태공은 문왕에 의해 중용돼 큰 족적을 남겨 오늘날 큰 인물이 될 사람을 뜻하는 위빈지기(渭賓之器)도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다.공자도 낚시를 조이불망(釣而不網),즉 군자는 낚시를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양에서도 낚시에 대한 인식은 동양과 비슷하다.낚시를 생활수단이 아니라 취미나 즐거움으로 생각했다.낚시인의 바이블로 불리는 영국의 수필가 아이작 월튼의 ‘조어대전(The Compleat Angler)’에는 낚시를 ‘명상하는 사람의 레크리에이션’이라 했다.1653년 출간된 이래 3백여년에 걸쳐 수십판이나 거듭 출간된 이 책은 낚시를 훌륭한 신사적 레저로 인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근래들어 낚시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낚시터의 수질이 오염되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가 집계한 2004년 기준 전국의 낚시인구는 570만명에 이른다.주5일근무제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전국 6000여개소의 민물 낚시터와 바닷가는 이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소주병,비닐봉지,스티로폼 그릇,음식 쓰레기 등이 풀섶등에 버려진채 환경을 오염시킨다.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낚시가 성행하는 미국등에서는 낚시를 하기전에 일정금액을 내고 낚시허가증 부터 사야 한다.낚시 시기와 잡는 물고기의 제한등 관련 규칙도 엄격하다.수질오염을 일으키는 떡밥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정부가 낚시를 레저활동으로서 확산시키는 동시에 환경오염과 어류자원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권으로 편입,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해양부는 등록을 원하고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낚시인에게 등록증을 발급하는 ‘낚시인 관리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엊그제 밝혔다.정부는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낚시면허제’도입을 몇차례 시도 했었다.그러나 그때마다 만만치않은 반대여론에 부닥쳐 실시를 미뤄왔던 것이다.
정부는 이제 더 이상은 낚시인들 자율에 맡기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낚시관리제 도입을 계기로 낚시를 즐길 자격이 있는 낚시인들이 낚시터를 찾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