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지방행정체제 개편

‘전라도(全羅道)’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은 언제쯤일까.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는 6대 왕인 성종 때(995년) 당나라의 10도제(道制)를 들여와 전국을 10도로 나누었다. 이 때 지금의 전북지역은 강남도(江南道), 전남지역은 해양도(海陽道)라 이름했다. 하지만 당시 도는 오늘과 같이 도지사가 상주하는게 아니라 중앙에서 안무사 또는 안찰사를 수시로 보내 순찰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현종때인 1018년 다시 전국을 5도 양계(兩界)로 나누고 4경(京), 5도호부, 8목(牧)을 설치했다. 이 때 강남도와 해양도를 합쳐 전라도라 했다. 전라도의 명칭은 8목 가운데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따온 것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조선 태종때인 1413년 지방행정구역이 8도 체계로 바뀌었어도, 이같은 명칭은 계속되었다. 다만 인조 때는 전남도 광남도(光南道), 영조 때는 전광도(全光道)로 일시 불리기도 했다. 8도에는 관찰사가 파견되었고 전주에 전라감영을 두었다.

 

그러면 ‘전라북도’는 언제 생겼을까. 조선시대 말 고종때 갑오경장(1894년)이 일어나 지방편제를 23부(府)로 개편했다. 그러나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2년 뒤인 1896년 13도 체제로 다시 개편했다. 이때 전북과 전남이 분할되어 현재까지 110년을 내려오고 있다. 전북은 전주에, 전남은 광주에 치소를 설치했으며 전북에는 26군을 두었다.

 

당시 행정구역상 전남의 구례군과 충남의 금산군및 진산군이 전북에 속했었고 고창 무장 흥덕은 전남에 속했다. 그러다가 1897년 구례군이 전남으로 편입되고 고창 무장 흥덕이 전북에 편입되었다. 이후 5·16 혁명이 일어나 군부가 실권을 잡고있던 1963년 전북에 속해 있던 금산군과 익산군 황하면이 충남으로, 전남의 영광군 위도면이 전북 부안군으로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이 오랜 역사를 지닌 행정구역체제가 올 4월 대대적으로 개편될지 모르겠다. 여야가 지방행정체제개편 기본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본법의 핵심은 시·도-시·군·구-읍·면·동 3단계에서 광역 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폐합해 전국을 60-70개 중규모 광역시로 재편(2단계)한다는 내용이다. 그럴 경우 전라도 경상도 등의 명칭도 사라지게 되는데 과연 실현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