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이용자 부담원칙 당연, 지방대 발전 계기로

전북대 훈산건지하우스 논란에 대해

세미나 참석이나 강의 등으로 학교를 찾는 외부손님(외국인 포함)용 숙박시설(이하 게스트 하우스)을 대학이 갖추고 손님들에게 숙박료를 받는 것은 위법인가, 아닌가. 만약 위법이라면 외국의 경우는 물론이고 타 대학교에서 기숙사나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고 있는 손님들에게 숙박료를 받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전북대학교 <훈산 건지하우스> 가 외부인들에게 숙박료를 받고 있다고 덕진구청 측이 문제를 제기, 만약 학교 측이 숙박업소로서의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북대 숙박업소 운운’과 관련한 최근 뉴스를 접하고 필자는 그동안 외국생활에서의 경험이“이 문제를 푸는데 조그마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몇 년 전 호주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남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의 초청으로 독일로 옮기게 되었다. 그 곳으로 먼저 건너간 남편은 초청 교수가 미리 구해놓은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가족 숙소를 구할 때까지 머물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 체류자들은 독일을 찾은 방문 목적, 체류기간이 국적만큼이나 다양했다. 여기서 한 가지 공통점은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누구나‘대학 측이 정한 기준에 따라 숙박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숙박료는 방 크기, 시설 이용범위 그리고 체류기간에 따라 한달 기준 1000마르크(한국 돈으로 약 60~70만원)에서 2000마르크 정도였다. 독일 대학에 필요한 인력으로 초청받아 왔어도, 독일대학 주최의 학회에 참석차 왔어도 외부손님들이 아무런 이의 없이 숙박료를 지불했던 것은 손님이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그 값을 치르듯 그들이 머문 자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열악한 조건에 있는 지방대학. 그들은 대학 발전을 위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학문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세계의 우수 학자 및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하고 수준 높은 학회 유치를 통해 국내외 학자들 간의 만남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교류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대학의 손길이 가야할 것은 외부손님을 위한 쾌적하고 안전한 숙소마련이 아닌가 싶다.

 

<훈산 건지하우스> 는 전북대학교와 지역 기업인 제일건설에서 총 28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여 건립한 것이라고 한다. 외국에서 십여 년 만에 돌아와 보니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현상은 지역인력을 배출해야 할 지방대학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동북아지역의 중심대학’이라는 꿈을 갖고 도약하려는 대학이 위법을 저지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전북 대학교와 지역기업이 ‘전북을 살리고 대학을 살리자’는 뜻에서 이룬 일을 법의 잣대로 “안 된다”고 가로막아 그들의 기를 꺾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쪽이 훨씬 더 현명하다. 외국대학이나 국내 다른 대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연구도 한 방법일 것이다.

 

“발전이 될 수가 없어, 없어”라고 단정하는 데에는 이런 행정기관의 보수적인 일처리방식도 한 몫은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지역발전을 위해 일한다’라는 큰 명제에 동의한다면 법과 행정을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열린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다.

 

/전소현(자유기고가·전주시 평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