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례없는 강력한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올 여름 기상이변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엊그제 ‘최근 2개월간 태평양 중부및 동부 적도부근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치 보다 0.5∼ 1도 낮은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다른 기상조건과 종합해볼 때 태평양 전역에 걸친 라니냐 초기 단게와 일치한다’고 밝혔다.통상적으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치 보다 0.5도 이상 낮게 지속될 경우 본격적인 라니냐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어린 예수’또는 ‘남자 아이’를 뜻하는 엘니뇨(El Nino)와 ‘여자 아이’라는 의미의 라니냐(La Nina)는 정반대 개념이다.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이 평소보다 따뜻해지는 현상을,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면이 더 차가워지는 현상을 말한다.두 현상은 지구의 정상적인 대기순환에 큰 영향을 끼쳐 혹한, 폭염, 가뭄,홍수등 엄청난 기상재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1997년 부터 98년 까지 진행된 엘니뇨는 20세기 최대로 기록됐으며,98년과 99년 지구를 휩쓴 엘니뇨는 2만1700여명의 사상자와 약 34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라니냐는 보통 엘니뇨 뒤에 따라온다.필리핀등 동남아에서는 극심한 장마가,페루등 남미지역에서는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최근 필리핀에서 집중호우에 이은 산사태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기상학자들은 라니냐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30년간 겨울철에 10회,여름철에 8회에 걸쳐 라니냐 영향을 받았다.겨울철의 경우 대부분 저온현상을 보였지만, 여름철의 경우 평년기온 보다 낮은 해와 웃돈 해가 엇갈렸다.강수량도 네 해는 많았고,네 해는 줄었다.이같은 추이때문에 전문가들이 더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기상재해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지금껏 인류가 연구 개발한 기술로는 엘니뇨나 라니냐의 발생원인과 움직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다.하지만 기상변화는 서서히 그리고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그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다는데 기상재앙의 무서움이 있다.기상이변의 심각성과 기상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예측기술 개발에 전 인류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