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中毒)이라는 말에는 우선 부정적 이미지 부터 떠오르기 마련이다.마약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등이 전통적인 중독 개념이라면 최근 인터넷중독, 쇼핑중독, 운동중독 등은 사회 다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새로운 중독 형태다.어떤 중독이든 지나친 탐닉과 집착으로 정상적인 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개그맨 김형곤씨의 돌연사를 계기로 운동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내가 현재 하고 있는 운동이 과연 내 몸에 맞는 것인가’하는 불안감의 표출로도 볼 수 있다.최근 ‘운동=건강=웰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운동에 몰두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인 셈이다.전통적인 중독이 대부분 약물이나 행위 자체가 유해한 것으로 거의 예외없이 병적중독에 해당되는데 반해 운동중독은 행위 자체는 긍정적인 목적을 갖고 출발했다는 점에서 ‘중독’이라고 폄하하기에는 다소 무리인 감이 없지 않다.그러나 스스로 운동량을 조절할 능력이 떨어져 운동을 못할 경우 혼란과 무기력등 중독의 대표적 현상인 금단현상 까지 발생할 정도이면 이것은 분명 중독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중독현상 까지 나타날 정도로 운동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사람이 오랜 시간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탈진상태에 이를 정도로 운동강도가 최고점에 달하면 엔도르핀(Endorphin)이라는 홀몬이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된다.엔도르핀은 인체내부(Endogenous)와 모르핀(Morphin)의 합성어로 뇌내 마약이란 의미다.
엔도르핀이 뇌에 차면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마라토너들이 30분이상 달렸을때 느낀다는 ‘몸이 붕 뜨는 기분(Runner high)’도 여기에 해당된다.이 기분을 느껴본 사람은 또 다시 그런 상태를 느껴보고 싶어서 더욱 더 운동에 빠져들게 되고 곧 운동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운동중 통증이 발생하거나 질환이 나타났는데도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량이나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한 운동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쳐서는 안될 일이다.전문가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운동은 자신의 체력이나 건강상태에 맞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어떤 일이든 도에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라는 말이 있다.운동에도 딱 들어맞는 경구(警句)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