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백의 一日一史] 경찰의 불법구속에 엄중 항의

독립협회, 죄형 법정주의 주장

1898년 3월, 독립협회의 지석영(池錫永) 여규형(呂圭亨) 이원긍(李源兢) 등이 시종원 시종 김영준(金永準)의 무고에 의해 체포되어 경찰청에 수일 동안을 불법감금 된 일이 있었다.

 

이에 독립협회는 3월 20일 경무사(警務使)에게 하루 빨리 재판소에 송치하여 이들에 대한 구속적부를 가려달라는 항의서를 냈다. 말하자면 모든 피의자는 지체 없이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인신보호론’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이날 그들이 민심을 현혹시킨다는 이유로 황제의 재가를 얻어 재판도 하지 않고 ‘10년 유배형’을 내렸다.

 

이러한 처사에 독립협회는 3월 26일 법무대신 이유인(李裕寅)에 강경한 항의문을 냈다.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신법에는 사법관이 재판하여 확실히 정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것이며, 둘째로, 그들·죄인이 인심을 선동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어느 형벌에 해당하는가를 밝히라고 근대적 재판제도와 죄형 법정주의를 주장한 것이다.

 

이에 독립신문은 사설을 통해 “다른 죄인과 공연한 고생을 하였으니 어찌 원통하지 않겠는가. 이런 사람은 정부를 걸어 다시 재판하여 정부에 보상금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