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태극기를 달고 첫 출전한 1948년 제14회영국 런던 올림픽.
이 올림픽에 선수단을 이끌고 참가한 고(故) 이병학(李丙학.1900∼1963) 총 감독의 ID카드가 58년만인 31일 처 조카인 김인기(68.고서화 수집가.전북 익산시)씨에의해 공개됐다.
이병학씨는 한글학자인 고(故) 정인승 박사와 사돈지간이며 지난해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열린 링컨박물관 개관 기념행사에서 에세이 대상을 수상해 한국의 기개를 떨친 한국계 이미한(18)양의 친 증조부이기도 하다.
또 정박사와 이씨는 고창고보(현 고창고)에서 각각 국어와 체육을 가르치기도했으며, 특히 이씨는 보성전문학교에 체육교수로 재직하면서 보전송구부를 창단(1939년)해 한국에 7인제 핸드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엽서 2장을 합한 크기의 한 장짜리인 이 카드(IDENTITY CARD)는 런던 올림픽(1848.7.29∼8.14)이 열리기 40여일 전인 6월18일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발급하고미군정청이 신원을 인증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탄생이 그 해 8월 15일인 탓에 이 카드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군정청이 인증하고 있어 우리 역사의 질곡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권의 앞면 왼쪽에는 담뱃갑 크기의 사진이 붙어 있고 오른쪽에는 발급 순번(NO.7348)과 대회명(XⅣ OLMYPIAD LONDON 1948), 영문 이름(LEE PYENG HAK), 직위(TEAM ATTENDANT), 런던올림픽 위원장의 서명 등이 표기돼 있다.
또 뒷면에는 이씨의 생년월일과 출생지,국적,미군청정의 인증, 발급 일자 등이나란히 기재돼 있다.
이 때문에 이 ID카드는 신분증의 역할 뿐 아니라 일종의 여권 기능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병학 선생의 아들(이봉기)로부터 출전 당시의 상황등을 편지로 전해 받았다"면서 "그는 이 카드를 `여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봉기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에는 ▲신탁통치로 남북이 갈라져 어수선한 당시 분위기 ▲한국에서 만든 `올림픽의 노래' ▲올림픽 출전 경비 마련을 위한 후원권 발행 등의 내용이 상세하게 들어있다. 제14회 런던올림픽은 일장기를 단 손기정이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제11회 독일 베를린올림픽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 12년만에 재개된 올림픽으로 한국은 선수 50명과 임원 17명 등 모두 67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김성집(역도)과 한수안(복싱)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해 올림픽 시상대에 처음으로 태극기를 게양했으며, 동메달 2개로 종합 11위를 차지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는 "한국이 첫 출전한 런던올림픽 당시의 여권이나 ID카드는전혀 없기 때문에 총 감독이었던 이씨의 ID카드와 기록물들은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가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