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식목일은 24절기인 청명(淸明)과 겹쳐있는 날이다.
청명은 청명일(淸明日)의 준말로,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거꾸로 꽂아놔도 산다할 정도로 생명력이 충일한 시점으로 청명이 되면 비로소 봄밭갈이를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 절기를 맞춰 식목일을 정한 것이었다.
한편 식목과 관련하여 조선중기 향촌사회의 농촌경제생활 지침서에 해당되는 홍만종의《산림경제》에서는 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옛말에 '10년 계획으로 나무를 심는다.'는 말이 있는 데 지역에 따라 그곳에 알맞은 나무를 많이 심으면 봄에는 꽃을 볼 수 있고 여름에는 그늘을 즐길 수 있으며, 가을에는 열매를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재목이 되니 모두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라며 나무심기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주의를 끄는 대목은 모종은 어린 자식 다루듯 하면서도 천성에 맞겨 크게 하라는 것과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나무가 알지 못할 정도로 원 흙을 많이 붙이고 남쪽 가지를 표시해 뿌리가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하고 표시해 놓은 대로 남쪽과 북쪽의 방향을 맞춰야 하며 방향을 바꾸면 안 된다는 대목이다.
이는 나무의 천성과 자란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여 나무를 심었던 조상들의 사려깊은 식목행사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조선왕조실록》에는 종종 산에 나무가 풍성해야 계곡에 물이 많고 내에 물이 마르지 않는다 하여 나무의 남벌을 막고 봄마다 나무심기에 힘쓸 것을 강조한 글들이 봄철 제언쌓기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비록 달력에 공휴일로 표시된 식목일은 아니지만 나무심기 좋다는 갑자일이기도 하니 선인들의 식목방식을 본받아 근처 산이나 빈터에 조그마한 나무라도 심어야할 것 같은 날이다.
아울러 이제 새로운 지방자치를 책임질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 적절히 식목(?) 할 수 있게 사람 됨됨이와 무엇을 어떻게 주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지를 따져보면서 심을 사람을 골라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