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농경사회를 거쳐오는 동안 날씨는 농작물 수확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장마나 가뭄을 비롯 태풍등은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했다.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의 작은 변화나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날씨를 점쳤던 일은 오늘의 일기예보였던 셈이다.
자연변화를 통한 감지뿐 아니라 신체증상으로도 날씨를 예측했다.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무릎이 쑤시거나 허리 어깨등이 결리면 ‘비가 오려나 보다’고 얘기했다.신기하게도 이런 짐작은 거의가 맞아 떨어졌다.이처럼 기온이나 습도,기압등 기상조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병을 기상병(氣象病)이라고 한다.즉 기상이 바뀔때 우리 인체의 조절기능에 변화가 생겨 일어나는 병을 말한다.인체는 기상의 미미한 변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적응기능이 있다, 하지만 변화가 클 경우에는 건강상태에 따라 적응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돼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이 기상병이다.기상변화에 따른 신체증상은 신경통,류머티즘,천식,심근경색,담석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 세계에서 날씨에 집착하기로 유명한 독일인들은 날씨전문채널을 운영하면서 건강날씨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북한도 지구자기(地球磁氣) 변화가 인체활동에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는 학설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일기예보와 함께 건강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 기상청도 지난 3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건강예보를 시작했다.불쾌지수등 기존의 13개 기상지수에 보건기상지수와 황사영향지수등 2개를 추가 서비스하고 있다.천식과 뇌졸중,피부질환,폐질환등 날씨와 상관관계가 큰 4가지 질병에 대해 보통, 주의,위험의 3등급으로 구분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주말(8일) 우리나라를 기습한 황사는 거의 재해나 테러 수준이었다.건강예보는 커녕 ‘약한 황사가 지나갈것’ 이라는 기상예보를 믿고 봄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은 황사를 흠뻑 뒤집어쓰는 낭패를 겪어야 했다.기상청장이 뒤늦게 사과까지 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었다.건강예보를 통해 기상병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국민건강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하지만 황사에 대해서는 우선 통과경로 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국민에 빨리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가 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