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섬김행사' 제자 발 씻겨주는 선생님

'사랑·섬김' 마음 주고 받는 김제 봉남중학교 '세족식'

김제 봉남중학교 김홍식 교장이 다른 교사들의 발을 씻어 주는 모습(위)과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모습. (desk@jjan.kr)

“처음엔 솔직히 별 느낌이 없었는데 정작 순서가 다가오니 무척 떨렸습니다. 그리고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교생 54명인 김제 봉남중학교 교무실과 교실에서는 지난 14일 오전 아주 특별한 ‘섬김’ 행사가 열렸다.

 

올해 부임한 김홍식 교장(58)의 제안으로 전체 구성원들이 발 씻김 행사를 가진 것. 김교장은 이날 교무실에서 12명 교사들의 발을, 그리고 교사들은 각 교실에서 54명 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겨줬다. 김교장은 아침시간 다소 쌀쌀한 기온을 고려, 세족식(洗足式)에 앞서 물을 따뜻하게 데워놓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김교장은 “진정한 사랑과 애정이 담긴 인성교육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발 씻김 행사를 마련했다”며 “전체 교사들에게 e메일을 통해 이같은 취지를 알렸고 교사들도 적극 찬성했다”고 17일 말했다.

 

김교장은 또 “의자에 앉아 선생님에게 발을 맡긴 아이들이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스승의 사랑을 가슴깊이 새겼을 것”이라며 “스승과 제자가 사랑과 섬김의 마음을 주고 받는 발 씻김 행사를 앞으로 정례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는 다가오는 어린이 날, 학교 텃밭에서 가꾼 각종 채소를 한상 가득 차려놓고 학생들과 어울려 삼겹살 잔치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