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서해지도가 바뀌었다 - 최규성

최규성(국회의원)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33km의 새만금 방조제가 연결됐다. 세계 최장인 새만금 방조제가 91년 11월 착공된 지 14년 5개월만에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그동안 수질악화와 갯벌유실 등을 내세우며 일부 환경단체가 공사중단을 거세게 요구해온 가운데 4년 7개월 동안의 법정공방이 진행돼 왔으나 지난 3월 대법원이 공사 재개 판결을 내림으로써 끝막이 공사를 서둘러 완성하게 된 것이다.

 

새만금 간척지는 여의도 면적의 140배나 되는 광활한 땅으로 물빼기와 토지조성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2012년쯤에는 우리나라 서해안 지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가 좁은 우리로서는 조금이라도 땅을 넓히게 됐다는 점에서 감격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끝막이공사 성공리에 완료됨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땅을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자산으로 넘겨줘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산업·관광·레저·주거 등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부가가치 높은 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새만금환경평가단이 추정한 새만금사업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조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척지 조성에 따른 농산물 증산규모가 연간 1,300억원에 이르고 국토확장에 따른 경제적 효익은 연간 7,26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동진강, 만경강 유역의 홍수피해 방지, 새만금 관광효과, 전북 군산과 부안을 잇는 교통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우선은 33km의 방조제 위에 4차선 도로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일몰 등 서해 경관을 즐길 수 있게 하고 담수호를 훌륭한 해상공원으로 만드는 관광정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하고, 간척지 구획 정리를 용도별로 짜임새 있게 만드는 일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렇다고 환경단체들이 그동안 제기해 왔던 문제를 방치하거나 해소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을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간척지 이용계획을 전면 다시 짜야 한다. 공사 개시 당시만하더라도 농지 조성이 주목적이었지만 쌀 공급이 충분해진 지금 상황에서 보면 다른 용도의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

 

물론 지금 당장 그 넓은 땅의 용도를 다 정할 수 는 없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수요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둘째, 간척사업 추진 정부기구도 재정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농림부가 사업을 주관해 왔으나 앞으로 용도가 다양화될 것인데다 간척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의 협력이 불가결하므로 국무조정실 같은 상급 부처가 주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칭 ‘새만금사업추진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새만금 관련 특별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규성(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