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신다”라는 한마디에 시끌벅쩍하던 좌중은 금새 조용해졌다.
70대 선생님들과 60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만남.
5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여전히 경외와 애정의 분위기가 흐른다.
지난 12일 전주 한옥마을내 한 음식점에서 임실 지사초등학교 23회 졸업생 20여명은 최강렬(78), 이강건(74) 선생님을 모시고 사은회를 가졌다. 17년째 이어지는 이들 사제간의 만남의 장이다.
이들은 옛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면서도 건강악화로 재작년부터 사은회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박봉우선생님의 완쾌도 기원했다.
제자들이 입학할 당시 지사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한반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 스승과 제자간 애정도 각별하다.
최씨는 “45년 교직생활 중 지사초등학교에서 이 제자들과 함께 한 7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씨도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 주는 제자들 덕에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느낀다”며 “나이가 든 지금도 보람있게 살도록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자인 이용숙 전주교대총장(59)은 “어린 시절 선생님들이 보여줬던 애정과 삶의 자세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금과옥조로 다가왔다”며 “스승님들이 건강을 유지해 이 자리를 길이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