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아픈 기억이 있는 분들에게 무료로 술을 드립니다.”
5·18 당시 죽은 친구를 잊지 않기 위해, 그 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씻어 내기 위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5·18이 영원히 자리할 수 있게.
전주시 평화동에서 돼지요리전문점 ‘상머슴’을 운영하는 강대형씨(47)가 18일 하루 손님들에게 무료로 술을 제공하는 이유다.
지난 80년당시 군복무중이었던 그는 당시에는 5·18자체를 알지 못했고, 시간이 한참이 지난 뒤에서야 광주항쟁과 친구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5·18항쟁에 동참했다 숨진 한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이 큰 것.
지난 90년대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손님 한명당 소주 한병씩을 무료로 제공해 온지 벌써 10년째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에도 이 행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포장마차에서 카페로, 음식점으로 업종은 계속 바뀌었지만 강씨의 ‘5·18행사’는 그치지 않았다.
행사 당일에만 소주 30박스 가량이 무료로 제공돼 업주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강씨가 이 행사를 멈추지 않는 것은 갈수록 5·18의 의미가 퇴색해 가는 현실 때문.
강씨는 “5·18항쟁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한 기점으로 역사적 중요성을 갖지만 요즘 사람들이 그 의미를 잊고 사는 듯해 아쉽다”며 “나부터라도 그 뜻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매년 행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