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이성'으로 후보 선택해야

안봉호기자

중국이 빈곤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데에는 덩샤오핑(鄧小平)이란 지도자가 있었다. 그는 마오저뚱의 권력이 서슬퍼렇던 1960∼1970년대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이념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숙청, 돌팔매, 추방 등 여러 불운을 겪으면서도 1977년 오뚝이처럼 재기, 1981년 마침내 국가경영의 대권을 장악하고 현대화정책을 줄기차게 추진했다.

 

그후 중국은 연간 9∼10%대의 고도성장을 구가, 가난함에서 벗어났다. GDP(국내 총생산)규모에서 1979년 당시 한국은 619억달러로 407억달러인 중국을 앞섰지만 2003년에는 중국이 1만4000억달러로 6052억달러인 한국을 2배가 넘는 격차로 따돌렸고 GDP 세계순위 7위로 경제대국이 됐다.

 

한국은 11위에 랭크되는데 그쳤지만. 덩샤오평이란 지도자 한 사람의 리더십이 후진 중국의 위상을 확 바꿔 놓은 것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5대 부국의 하나로 알려졌던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에 빠진 페론 정권의 빗나간 리더십때문에 오늘날 남미의 병자가 되고 말았다.

 

한때 아시아의 부국이었던 필리핀도 부패한 마르코스의 장기집권에 시달리다가 빈곤의 나락으로 추락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같은 외국 사례는 오는 5.31지방선거에서 어떤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군산시장으로 선택해야 하는냐 하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군산은 어떤 곳인가. 지난 1968년에 국민총생산에 대비한 지역총생산이 높아 경제력면에서 전국 12대도시였고 1984년만해도 전국 19대 도시를 구가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경제력의 순위는 따져 볼 수도 없이 밑바닥을 헤매고 있고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가고 있으며 시민들은 침체된 경제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무엇이 오늘날 군산을 이렇게 만들었나’에 대해 시민들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한마디로 시정방향을 제대로 잡고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나아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수장을 선택하지 못한 결과라고 결론을 지어도 무방할 것이다.

 

지방자치 민선 3기동안 2명의 시장이 불명예스럽게 중도하차했고 그 결과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오는 5·1지방선거에서 군산호의 선장이 되겠다는 입지자들만 무려 10명이 넘어 군산은 자치단체장자리를 놓고 도내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율을 보이고 있다.

 

이제 유권자들은 누가 진정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군산을 만들수 있는 후보자인지 옥석을 가려야 할 때다.

 

정략가가 아닌 정치가를 선택해야 한다.

 

정치가와 정략가는 분명히 다르다.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만 정치꾼인 정략가는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둔다.

 

정치가는 경륜과 신념이 있고 대의에 따라 행동하며 비전을 갖고 이성에 호소하지만 정략가는 술수와 거래에 능하고 선동정치를 선호한다. 정치가가 자신을 역사의 제물로 바치는 반면 정략가는 시민을 정치의 제물로 이용한다.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혈연·지연·학연에 얽매인 감성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아래 진정으로 군산을 서해안 중심도시로 만들 정치가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 보듯이 어떤 지도자가 군산을 이끌고 가느냐에 따라 군산의 흥망이 달려 있는 만큼 이번에 잘못된 지도자를 선택해 또다시 고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