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원인이야 어떻든 학생이 교사에 대해 반발하거나 기피하려는 현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사에게 말대꾸를 하고 지시를 따르지 않고 막무가내 식 저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어도 해당 학생의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대신해서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바라고 바른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을 간청했다. 비록 자신의 아들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될지라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키워주고 교사의 권위를 높여주는 것이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교사가 먹다 남아 버릴 음식을 먹게 하겠는가. 편식 습관이 영양소의 불균형 섭취를 초래하고 신체적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의 바른 식습관을 형성시켜 주기 위해서 싫어하더라도 먹게 하였을 것이다.
자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는 것은 과잉보호이며 그것은 결국 방임일 뿐이다. 그냥 방치한 과일 나무는 제멋대로 자라 쓸모없이 커버린다. 좋은 열매를 맺게 하기위해서는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주고 거름을 주고 온갖 정성을 다하면서 가꾸어야 한다.
어느 초등학생의 학부모는 교사의 지도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다른 학부모와 함께 밤에 담임교사의 집을 찾아가 공개사과와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파렴치한 교사’, ‘더 배우고 와’, ‘성격 이상자‘라는 충격적인 인격 모독과 강압으로 무릎을 꿇게 했다고 한다. 문제가 있으면 정당한 절차에 의해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해야할 텐데 그같이 감정적이고 위압적이며 물리적인 행태가 발생한 현실 속에서 교단 교사들이 갖는 참담한 심정을 어찌해야 할까. 그런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교사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
어느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사랑의 회초리’를 교사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매로 때려야만 교육이 잘된다면 얼마나 교육이 쉽겠는가. ‘회초리’에 담긴 뜻이 중요하다. 내 자녀가 잘못하면 얼마든지 혼을 내서라도 가르쳐달라는 부모님들의 참뜻을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하게 되면 교사에게 잘못에 대한 질책을 받더라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교사에 대한 원망이나 반발감도 훨씬 줄게 되며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어 바람직한 태도가 형성 될 것이다.
요즘은 고학력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사교육기관의 가르치는 사람들도 높은 지식수준과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가정에서만 또는 학원에서만 학생들을 교육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유기적인 인간관계들도 교육이기 때문이다. 또래집단들과의 사회성 신장과 인간관계, 규칙에 의한 자기통제 능력과 인내심 배양,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물리적 시설과 기자재의 활용 등 학교만이 갖는 기능이 너무 크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취학하고 있는 학교 교사들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교권 향상이 자녀들의 교사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유발시켜 교육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지극한 자녀사랑이 왜곡 굴절되어 학생교육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교사 권위 실추로 이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담당자인 교사들도 혁신적인 자기반성과 자질 향상으로 신뢰받는 교육을 이루어야 한다.
/이학구(김제 원평초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