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인 아들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늠름해진 네 모습 정말 자랑스럽다

군복무중인 사랑하는 내 아들아!

 

싱그러운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흘러가고, 장미향기가 바람결에 아름답고 황홀한 계절이구나.

 

사랑하는 내 아들 평국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이글을 쓴다. 어제는 피아노 건반을 열고 공부하는 틈틈이 모짜르트, 바하의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던 네 모습을 떠올렸다.해병대의 훈련장에서 국가의 간성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너의 씩씩한 모습을 인터넷으로 만나보며 엄마는 뿌듯했단다.

 

언론에서 종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갖가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을 기억하고 있단다. 정말이지 엄마도 마음이 아프단다. 그러기에 우리 아들이 더 기특하고 자랑스럽구나.

 

그리운 아들아! 어린시절부터 한번도 부모속을 썩인 적 없던 네가 건강하고 성실한 청년으로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구나. 유난히 책을 좋아하며 공부도 잘한데다 장남으로 늘 동생들과 우애있게 지내는 너는 집안의 큰 힘이 됐었단다. 주방에서 콩나물을 데칠 때나 후추향기 맡을 때, 그리고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전에도, 사과를 깎을 때도 항상 어느 순간에도 널 잊어본 적이 없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의 고된 훈련을 잘 이겨내고 있는 우리 아들 평국아 보고싶다! 가족 모두 널 그리워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군복무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이 되길 바란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며 훈련 받기가 힘들텐데 그래도 몸조심하고 최선을 다하거라.

 

엄마도 당장 보고 싶지만 꾹 참고 100일 휴가 나오는 날 뜨겁게 포옹하자구나.그런데 어제 지방선거 투표할 때 동사무소에 근무중인 군인이 서 있었는데 네 생각이 덜컥 나 눈시울이 촉촉해 지더구나.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보구나.

 

참 아들아, 사격할 때 왼손잡이여서 불편하지는 않았는 지 궁금하구나. 보고싶은 내 아들 평국아 사랑한다.

 

/김희숙(전주 자활후견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