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력서] 전주안디옥교회 원로목사 이동휘 - 해외 나가는 선교사

배고픈 이들의 고통 함께

해외선교지 방문에서 필자 (desk@jjan.kr)

금년 5월에 설립 20주년을 맞은 바울선교회는 전주에서 탄생된 토종 선교단체다. 6월 현재 77개국에 315명의 선교사를 보낸 바울선교회는 국내 선교단체 가운데 중견 선교회로서 그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아메리카, 유라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천국의 대사로서, 또 한국의 홍보자로서 국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 나가 보면 한국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리고 교육적인 부분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종교적으로도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복음의 수출을 활발히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보고, 이것을 감당할 만한 한국 기독교가 되었음을 감사한다.

 

그러면 꼭 선교사를 보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10년 전 아프리카에 간 일이 있었다. 선교사 집에 며칠간 머문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들은 한 현지인 가정부의 서글픈 이야기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그 가정부는 점심 밥을 선교사 집에서 먹었다. 그런데 밥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배가 터질 정도였다. 선교사가 “왜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 물었더니 “우리 동네와 집에서는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지낸다”고 털어놓았다. 가정부는 선교사 집에서 점심과 배고픔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다. 그 마을 사람들은 밤 10시에 밥을 먹었는데, 그 이유는 잠자기 직전에 먹어야 밥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손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장난치고 뛰어 다니면, 할머니들이 “뛰어 다니지 마라. 밥 쉽게 꺼진다” 며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나무랐다. 아침에 일어나 차 한 잔 마시고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 점심에는 물로 배를 채우고, 집에 돌아와서도 밥을 바로 먹지 못하고 밤 늦게 먹는 처참한 현실이었다.

 

아프리카 인구의 51%가 절대 빈곤이라고 한다. 절대빈곤층은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부류다. 저들의 평균 연령은 38세 혹은 42∼46세다. 우리 수명의 반절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는 에이즈로 인한 사망이 극심해서 어떤 나라들은 국민의 50%가 보균자라는 비극적인 통계가 있다. 또한 말라리아로 인한 고통과 사망도 참혹하기만 하다. 서부 아프리카는 옛날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불려졌던 곳인데 지금도 우리 선교사들은 일 년에 몇 번씩 말라리아와 싸우면서 사경을 헤매는 때가 많다. 극심한 가뭄으로 짐승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재해가 극심한 대륙이기도 하다. 이런 나라에서 우리는 우물을 파주며 저들의 고통을 나누고 있다.

 

서남아시아에 간 일이 있었다.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장애인을 보았다. 그 이유를 선교사에게 듣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먹고 살기가 하도 어려웠던 그는 캄캄한 밤에 철로에다 한쪽 발을 얹어 놓았다. 결국 지나가는 기차가 다리를 절단했고, 불구자가 된 그는 거지가 되었다. 구걸하게 되니 굶지않고 살아갈 수는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참상들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하루에 6만여명, 연간 2000여만명이 굶어 죽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재해를 면키 위하여 자기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미개한 종족이 아직도 존재하는 세상에 선교사는 얼마든지 필요하고, 세계 곳곳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를 찾고 있다. 좌석보다는 입석으로,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곳을 향하여 전진해 가는 바울선교사와 세계 모든 선교사들에게 하늘의 상이 크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