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사 본인은 물론 퇴임을 바라보는 도민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전북출신 정통관료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지사로서 지역발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8년 제24대 전북도지사로 재임하면서 도민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다. 당시 재무부 이재국장과 대통령 경제비서관, 경제기획원 예산실장을 역임한 뒤 고향의 행정책임을 맡아 ‘명지사’라는 평을 들었다. 민주적 의사결정과 권위주의에 물들지 않은 행태가 돋보였을 것이다.
‘강만금’이라는 별칭처럼 새만금사업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여왔고, 마침내 지난 4월21일에는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 연결공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와함께 전주권 1백여만명의 상수도 수요를 충족시킨 용담댐건설사업은 그의 치적중 백미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재임기간중 국가예산 3조원시대 개막과 지역내 총생산 20% 증가, 투자유치 40% 급증, 대외수출 250% 증가, 농가소득 전국순위 9위에서 5위로 향상 등을 전북도는 핵심성과로 내놓았다.
그러나 그의 정치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총선에서 좌절을 경험했고, 15대 국회의원 시절 한나라당 탈당-민주당 입당, 민선지사 시절에는 민주당 탈당-열린우리당 입당 등 두차례나 당적을 이적했다. 5.31지방선거에서는 당내 경선 불참을 선언한 뒤 무소속이나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출마의 뜻을 접은 이른바 ‘외압의혹사건’은 언젠가는 그가 풀어주어야 할 정치적 미제사건이다.
강지사는 퇴임 뒤 고향에서 살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 강상원 전 지사를 제외하고는 생존한 역대 도지사들이 모두 지역을 떠나 서울 등지에 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원로들이 경험과 학식, 인적 네트워킹을 통해 지역에 봉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쓴소리도 과감히 함으로써 의식과 사고의 무게중심이 바로설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원로문화’가 절실한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따뜻한 리더십’의 강지사가 퇴임후엔 전북지역의 원로문화 형성에 훈풍을 불어넣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