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노사문제와 각종규제 등에서 유리한 외국에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현대도 무상으로 부지를 지원받고 세제혜택과 노동문제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받고 미국, 중국, 슬로박, 인도, 터키 등에 공장을 세워 금년에 국내외공장에서 445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필자는 지난 6월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벌어진 우리나라와 토고의 월드컵 전을 관전하고 돌아왔다. 시내 주요거리마다 현대자동차의 현수막이 반갑게 월드컵 응원단을 맞이하고 있었으며 월드컵 출전 선수들은 현대로고가 크고 화려하게 새겨진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토고선수들도 대한민국 현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독일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에서는 선진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현지 언론은 월드컵 기업마케팅 부문 15개 공식스폰서 중에서 현대자동차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유가와 환율하락 원자재가 인상 등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대내외환경으로 자동차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어서 월드컵에서 현대의 활약이 더욱 의미가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5년간 동결해오다가 월 1,000엔(약 8,700원)의 임금 인상에 노사가 합의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금년에 3만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고, 포드도 1만명이 넘는 근로자를 명예퇴직시킬 계획이어서 미국자동차업계에선 올해 총 5만명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빅3’인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소비자 표시가격을 내리는 경영 최악의 상황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현대차노조는 지금 부분파업 중이다. 1987년 이후 20년 동안 한해 빼고는, 파업은 연중행사가 되었다. 현대자동차 임금수준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협력업체는 그저 참고 있을 뿐이다. 현대자동차와 협력사를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노·사·정이 하나가 되어야 세계자동차산업의 격변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국중하(우신산업 대표·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