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개헌, 지금이 적기다 - 장영달

장영달(국회의원)

제17대 국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헌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행 헌법은 역사적인 6월 민주대항쟁이 낳은 위대한 성과이다.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아 군사독재를 종식하자는 80년대의 국민적 여망이 응축된 결과물인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의의와 함께 시대적인 한계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문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임’으로 규정하고 있어 국정운영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국정 수행결과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또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의 임기가 4년인 데 비해 대통령의 임기만 5년으로 되어 있어 선거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간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국 규모의 선거를 해마다 치러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력구조 문제가 개헌 논의의 핵심의제로 제기되고 있다. 탈권위주의의 시대적 추세를 반영하여 의원내각제와 같은 의회중심적 권력구조를 수립하자는 논의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가 바람직하다는 논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중심제가 우리 현실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는 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제를 크게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대통령중심제를 고수하되 현행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현행 5년 단임제는 책임정치와 국정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결정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대통령의 임기를 ‘4년 단임’으로 재규정하여 정치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렇게 대통령 임기를 조정하면 선거주기까지도 일치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한 개헌은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점이다. 현임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만료시기가 거의 같아서 따로 조정하거나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개헌을 통해 내년 12월에 차기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함께 뽑자는 것이다.

 

걸림돌이 있다. 한나라당의 반대가 그것이다. 한나라당은 개헌논의가 시작되면 현재의 유리한 정치지형이 불리하게 바뀌지 않을까를 우려하여 개헌논의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의 임기조항을 수정하자는데 한나라당에 불리할 게 무엇인가. 오히려 대선 승리를 낙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야말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입장이 아닐 것인가. 자그마한 이익에 집착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을 외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헌법을 바꾼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찾아 합의하고 각오와 결의를 다진다면 그것이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야 모두 적극적인 헌법 개정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 1948년 남원 출생,

 

전주고/국민대 졸,

 

한양대 행정학 박사,

 

민주화운동으로 8년여 투옥,

 

민청련 부의장,

 

14ㆍ15ㆍ16ㆍ17대 국회의원(전주 완산갑),

 

국회 국방위원장,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대한배구협회 회장(현)

 

국회21세기동북아평화포럼 회장(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현)

 

/장영달(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