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씩이나 햇빛 한 줄기 보여주지 않고 뿌려대던 빗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그렇게 애 먹이던 장마도 이제 끝나려나 보다. 우리나라 전역의 위아래를 휩쓸고 다니던 게릴라 성 폭우에 국민 전체는 놀라고, 가슴 졸이고, 힘겨워 지치고, 피해로 고달픈 일들이 많이 생겼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한마음이 되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추슬러야할 때다. 슬픔을 함께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같이하면 배가된다는 진리가 잘 통하는 때이다. ARS 한 통화라도 걸어주는 것이 힘이 될 것이다.
지난 5·1 지방선거가 무사히 끝났고 지방자체단체 민선 제 4기가 새롭게 출범됐다. 몇 달동안 전국이 선거 열풍에 휘말리면서 선거기간동안 내내 상대 입후보자의 흠집내기와 꼬집기로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었었다. 이번 선거는 다행히 예전에 비해 부정부패가 적었다고는 하나 어느 지역에서는 혼탁선거가 만연했다는 말이 계속 떠돌고 있으니 그것 또한 찝찝할 노릇이다.
언제쯤 우리 유권자들도 정확한 판단아래 지역일꾼을 뒷소리 없이 정정당당하게 잘 뽑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까지는 주민들의 의식부터 또다른 개혁이 있어야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
무주군 만해도 자치단체장 1명, 도의원 2명, 군의원 7명 도합 당선자는 10명이다. 그런데 입후보자는 37명이 되었다하니 낙선된 후보자가 27명이라는 얘기다. 그 많은 입후보자들이 하나같이 무주군을 발전시키고 군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로 출마하였다. 생각 같아서는 그들에게 모두 적합한 직책을 나누어주어 무주발전과 대망의 뜻을 결집하게 하고 싶은데 어디 현실이 그러한가
선거라는 것은 그렇다. 당선의 확신이 있기 때문에 출마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만큼의 수 외에는 모두 낙선되는 것, 낙선의 고배를 마셔본 사람만이 안다. 그 허무함을. 낙선하고 나서 견디기 힘든 것은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다. 분명 저 사람은 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표는 다른 사람에게로 가지 않았던가. 그 하나만으로도 자칫 미래를 살아갈 힘을 잃는 것이다. 다음을 기약하고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성격 나름이겠지만 각양각색이 모여 사는 땅이 이 땅 아니던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서로를 따뜻하게 다독이고 보살펴 아우르는 기지가 필요하고 낙선자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인격도야와 지식 쌓기에 더욱 힘써야겠다. 지역과 개인의 이기주의를 탈피하고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 다시 시작하다보면 지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선되었다고 낙망하지 말고 새로운 희망으로 새 삶을 시작해 봄이 어떨지?
욕심은 꼭 버려야 할 때 빨리 버리는 것이 현자(賢者)의 삶이고 자리가 비었다하여 내 자리도 아닌 아무 자리나 덜커덕 앉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할 일이다. 단 한 사람이 나를 지지했어도 그 한 사람을 위하여 해야할 책임을 다해야되는 것이 참된 인간이지 않은가!
△전선자 지부장은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수필집 <숨겨진 방> 시집 <그 어디쯤에서 나는> 이 있다. 그> 숨겨진>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