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 민한기

민한기(산림항공관리본부 익산항공관리소장)

우리민족을 상징하는 나무는 소나무이다.

 

우리가 소중하게 보호해야 할 소나무가 지금 사느냐 죽느냐의 생사기로에 노여 잇다. 산불로, 무분별한 산림개발로 사라지고 있으며, 소나무 재선충병, 솔잎혹파리, 솔껍질 깍지벌레 등 각종 산림병해충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소나무 재선충병은 한번 감염이 되면 100% 고사하는 불치병으로 재선충병을 잡지 못하면 이 땅에서 소나무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재선충은 크기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으로 소나무의 수분겲瀛隙?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서서히 죽게 하는 해충이다.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약은 없고 다만 산림과학원에서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천적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항공방제를 통한 하늘소의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과 감염목의 조기발견, 신속한 훈증처리, 감염목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매년 피해면적이 증가하여 지난해말 53개 시겚틒구까지 확산되었고, 피해 면적은 7,811㏊, 감염목 제거 본수는 56만6,189본에 달한다. 일본은 1905년도에 재선충병이 발생하여 현재는 북해도지역을 재외하고는 소나무를 찾아보기 힘들고, 대만 역시 소나무가 전멸한 상태이다.

 

재선충병은 주로 부산겙力꼰熾だ?중심으로 확산되던 것이 급기야는 경북 안동지역까지 확산되었고, 지난해 10?1월에는 백두대간의 근접지역인 강원도 강릉과 동해에서도 재선충병이 발견, 혹시 전국으로 확산된 것은 아닌가하여 관계당국이 긴장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먹이조건이 좋을 경우 이동거리는 100m이내지만 먹이가 부족할 경우에는 5㎞까지도 자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강원도 강릉과 동해는 재선충병의 최북단이었던 경북 안동과는 120㎞가 떨어져 있는 점을 주목 해야 한다. 재선충은 자력으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다른 나무로 이동을 하기위해서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몸속에 재선충을 지닌 채 소나무 감염목에서 탈출하여 소나무의 신초부위를 갉아 먹을 때 입을 통하여 감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는 의외로 간단하다. 재선충과 솔수염하늘소를 분리하면 되는 것이다. 솔수염하늘소는 5월부터는 피해목에서 구멍을 뚫고 유충이 성충으로 우화 탈출하여 주변에 건강한 소나무의 신초를 식해하면서 재선충을 전파시킴으로 이때가 재선충과 솔수염하늘소를 분리시키는 적기인 것이다.

 

솔수염하늘소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항공방제가 가장 효과적이다. 항공방제는 솔수염하늘소의 우화기인 5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8월 중순까지 재선충병 선단지를 중심으로 5차에 걸쳐 11만7,646㏊의 면적에 집중적으로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재선충병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감염된 피해목을 완벽하게 제거하고 동시에 선단지를 중심으로 한 항공방제를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효과가 있는 만큼 항공방제와 관련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그렇다면 과연 전라북도는 소나무 재선충병의 안전지대인가!

 

현재 재선충병은 전라남도 신안, 경상남도 함양까지 확산되어 전라북도를 위협하고 있다. 도내 산림면적에서 소나무가 치지하는 비율이 40%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전북도 결코 재선충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재선충병 감염지역에서의 감염목과 의심목의 반출겴?사항을 철저하게 차단하여 인위적인 확산을 저지하고 지속적인 지상예찰활동을 통해 의심목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소나무는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선충병을 비롯한 각종산림병해충으로부터 소나무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우리의 얼과 기상이 숨쉬는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국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민한기(산림항공관리본부 익산항공관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