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클러스터 구현으로 전북쌀 활로찾자 - 나병훈

나병훈(전북농협 양곡판매사업단장)

“7월 나락 검은 집과는 사돈 맺지 마라.” 했다. 태풍 웨이니아등이 얼넘어 빗겨간 만경 들녘이지만 최근 둘러보니 걱정이 앞선다. 나락이 유난히도 검뿌옇다. 질소질 비료를 지나치게 뿌린 탓이다. 일견 쌀 수입개방으로 농가소득 감소가 불 보듯 뻔 한 농가들의 울부짖는 침묵의 항변일 법도 하나, 모름지기 거름욕심 많은 농부 검블농사 짓기 십상이다. 어찌됐건 문제다. 최근 전북 쌀의 미질과 소비자 신뢰가 두드러지게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다수확 위주의 관행농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삭이 잉태하기 시작하는 7월의 기후현상도 심상치 않다.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각종 병충해 발생 징후 예보 또한 점입가경이다. 이대로 가다간 사상 초유의 쌀 수확 감소마저 예상되고 있어 수확기를 앞둔 7월의 농심 또한 수해 피해민 못지않게 뒤숭숭하다.

 

한. 미 FTA도 그렇다. 최근 무역자유화를 통해 개도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한 이래 5년을 끌어 온 세계무역기구(WTO) 도아개발아젠다(DDA)협상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다자간 무역협상의 틀은 아쉽게도 무너져 버린 셈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 FTA의 양자간 협상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미국 측은 한국 측과 협상 할 FTA는 모든 FTA의 금과옥조가 될 것이며 쌀도 결코 예외일 수 없음을 천명하고 있다. 쌀에 대한 농업의존도가 5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그동안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듯이 한.미 FTA로 인한 전북 쌀 생산 감소 액이 328억 원 이상으로 전국 최대의 피해가 예상되는 마당에 사실 나락 검고 거름 욕심 많다고 뚝별나게 지적한다는 것은 좀 머쓱하지만 어찌됐건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전북 쌀의 현주소 일 수밖에 없다.

 

그 뿐인가? 수입쌀도 그렇다. 주지하디시피 DDA 농업협상으로 불가피 도입해야 할 수입쌀은 5톤 트럭 9만대 분량이다. 어림잡아 화물 적재 칸 길이만 서울 부산 왕복거리다. 최근에 이르러 중국산 밥쌀용 수입쌀이 전량 판매되어 귀한 쌀로 대접받기 시작하더니 식미가 떨어져 거들 떠 보지도 않던 미국산 칼로스 쌀마저 금명간 전량 팔려 나갈 모양이다. 최근 전북지역에도 중국산 쌀 328톤이 상혼에 눈먼 중. 도매업체들에게 팔려 나가 관계기관의 부정유통 단속에 비상이 결려 있는 상태이다. 결국 밥쌀용 수입쌀의 시중유통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금년 산 수확기 쌀값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무서운 복병으로 작용 할 수밖에 없어 우리는 또 한 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쌀 산업 여건 변화에 따른 현하의 전북 쌀 위기국면을 어떻게 지혜롭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전북농업 혁신을 통해 돈 버는 농업으로 바꾸겠다는 전라북도의 당찬 농정의지의 실천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도 전북 쌀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기능을 하나의 클러스터 묶어 내는 노력과 실천이 시급한 과제다. 전북 쌀 경쟁력 제고는 고품질화 추진으로 씨앗을 뿌리고 궁극적으로 판매경쟁력 확보를 통해 열매를 맺음으로서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클러스터 구현만이 전북 쌀의 활로를 여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도 우리는 오늘 그 교과서를 최근에 문을 연 전북 쌀 제주도 가공. 판매 센타를 통해 체득할 수 있다. 탐라도 상륙 두 달 만에 10억원의 경이적인 전북 쌀 매출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은 농민단체, 생산자단체, 도. 지자체, 대학 연구기관 등 모든 관련 주체들의 역할과 기능이 하나의 클러스터로 결합되어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1,000억에 이르는 제주도 쌀 시장 석권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한미 FTA 등으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전북 농업속의 쌀, 활로의 기회로 만들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가만 앉아서 생명줄인 전북 쌀을 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병훈(전북농협 양곡판매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