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폭염

35년만이라는 한달여의 긴 장마가 끝난후 불볕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육박하는 찜통더위는 밤까지 이어진다.밤중에도 최고기온이 섭씨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熱帶夜)를 이기기 위한 갖가지 묘책이 동원되면서 새로운 풍속도까지 형성되고 있다.시원한 천변이나 공원마다 한밤중에도 가족단위 피서객으로 붐비고,보신 음식점,심야극장,대형 할인점, 찜질방 등도 한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도시지역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빌딩의 복사열 그리고 자동차와 에어컨에서 내뿜는 열기와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열섬현상(Heat Island)’현상 마저 겹쳐 도시민들의 짜증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특히 전주의 경우 전주천과 삼천변등에 밀집된 아파트단지가 바람길을 막으면서 열섬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전주시가 대구시와 함께 전국 최고의 무더위 도시로 불리우는 원인이다.

 

지금 폭염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를 달구고 있다.이웃 중국에서는 지난달 31일 낮 최고기온이 37.9도에 이르면서 상하이에서는 노후한 지하철 객차안에 얼음을 담은 양동이를 배치해 더위를 식히는 광경까지 연출했다.북미와 유럽등지에서도 기록적인 무더위가 몰아치고 있다.특히 북유럽도 예외가 아니어서 네덜란드의 경우 지난 7월이 공식적으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706년 이후 정확히 300년만에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됐다.폭염피해도 잇따라 최고기온이 섭씨 39∼ 40도 까지 올라간 프랑스에서만 모두 64명이 숨졌다.미국에서도 최고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치솟으면서 지난달 말까지 14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구촌의 이같은 이상기온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지적되고 있다.지난 1세기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0.6도 상승했다.과학자들은 오는 2050년 까지 지구기온이 평균 1.7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지구 온난화는 꾸준히 진행될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지구가 이처럼 무더워지고 있는 원인과 해결방법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않는데 있다.심지어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방출을 규제한 교토의정서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는게 현실이다.기상변화는 서서히 이뤄지지만 그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다는데 기상재앙의 무서움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