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넘기는 데는 궁도가 최고여, 최고.”
부안 심고정서 열리고 있는 ‘제2회 불멸의 이순신 전국남녀 궁도대회’에 참가한 도내 최고령자인 유도수씨(82)는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조차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하는 무더위속에도 불구, 한 치의 흔들림없이 힘차게 활 시위를 당긴다.
쏘는 순간 숨을 죽인채 매섭게 과녁을 노려보는 그의 모습에서 팔순 노인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는 입상을 위해 대회에 나서는 사람이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궁도 그 자체를 즐기는 매니어다.
워낙 활 쏘는 것을 좋아해 50년동안 궁도를 즐겨와 전국 궁도인들 사이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난 90년대 중반에는 전북궁도협회장을 지내며 전국 무대에서 전북궁도가 메달을 휩쓰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궁도를 하면 맨 먼저 몸에 예절을 배우게 되고 둘째로 정신이 맑아지면서 전신이 가벼워진다”고 강조한다.
궁도 자체가 단전에서 시작하는 것이기에 호흡과 내장운동이 활발해지는 부수 효과도 크다는게 그의 설명.
과녁의 크기는 가로 2m, 세로 2m60cm로 커 보이지만 사대에서 과녁까지 거리는 145m나 된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맞추기는 커녕, 과녁까지 나가는 것도 벅차지만 유 옹은 지금도 15발을 쏘면 8, 9발정도는 척척 맞출 만큼 노익장을 자랑한다.
다가산 아래 전주 천양정서 매일 40∼50발씩 활 시위를 당기며 이열치열식 건강관리를 한다는 그는 “올 여름이 그렇게 더운가”라고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