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 껴안기' 파격적으로 하라

한나라당이 '호남 껴안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9일 전주와 김제를, 10일에는 전남 광주를 방문하고 지역주민과 ‘스킨십’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강 대표는 또 이례적으로 김완주 지사, 박광태 광주시장과 협의를 갖고 내년도 주요 지역현안 예산 지원 의지도 밝힐 계획이다. 박준영 전남지사와는 이미 지난달 20일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강 대표가 이렇게 호남행보를 가시화하는 것은 표를 의식해서 일 것이다. 한자릿수 호남지역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면 틀림 없다. 또 향후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비한 성격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까닭이야 어찌됐든 제일야당의 대표가 지역을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호남지역을 불모지나 다름 없다고 보고 거의 내팽개치다시피 한 게 사실이다. 총선 비례대표 배정과 당 인사, 예산심의 등에서 특히 그랬다. 지명직 최고위원 2자리를 호남에 배려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지키지 않았고, 국회 예산 심의 때면 전북지역 현안사업 예산 발목을 잡고 여당과 힘겨루기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중앙당 주요 당직자 83명중 전북출신은 단 한명에 그쳤다.

 

이런 현실은 한나라당이 전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지지율이 낮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건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역현안과 주민 관심사안을 꾸준히 챙겨나간다면 주민 정서도 변화되고 지지율도 오를 것이다.

 

전시성이 강한 ‘스킨십’만으로는 안된다. 전북과 전남 광주지역 인사들이 적어도 각각 1명씩이라도 국회에 나가 일할 수 있도록 비례대표 배정 때 파격적으로 선순위에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진실된 호남껴안기로 평가받을 것이다. 국회나 중앙당에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어렵고, 의제설정 기능도 마비된 상태라면 전국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은 보다 큰 차원에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강대표가 호남지역에서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