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 우롱하는 정수기 수질검사

정부나 지자체는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질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그런데도 대다수 국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고 있다.일부 지역에서 낡은 상수도관이 원인이 돼 녹물이나 일부 오염물질이 검출되는 사실에 불안해 하는 것이다.

 

수돗물에 대한 이같은 불신으로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국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끓여 마시거나 정수기로 걸러서 마신다. 정수기 이용은 나름대로 맑은 물을 마시기 위한 방편이다.그런데 일부 정수기 업체들이 정기계약을 맺고 가정이나,학교,사무실등의 정수기를 관리하면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태를 버젓이 저지르고 있다는 보도다.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해 별도의 살균제를 넣어 검사를 의뢰한다는 것이다.일반세균이 검출될리 없다보니 판정결과는 당연히 합격이다.

 

실제 한 업체와 월 1만7000원에 필터교체와 청소등 정기점검 방문 서비스계약을 맺고 정수기를 사용하던 전주의 한 소비자가 업체에서 의뢰한 물과 동일한 샘플을 같은 전문기관에 수질검사를 맡긴 결과 기준치의 5배에 해당되는 일반세균이 검출됐다고 한다.판정결과는 불합격임은 불문가지다.그동안 관리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세균에 오염된 물을 마신 셈이다.

 

이에대한 업체의 해명이 가관이다.“정수기 내부가 진공이 아닌 이상 세균번식은 불가피하고,환경부가 고시한 소독약품과 같은 성분의 살균제를 사용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게 없다”는 해명이다.그동안 업계의 관행이라는 주장이다.그야말로 무책임하고 뻔뻔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정수기는 일반세균을 비롯 녹물,냄새등 불순물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다.업체는 관리를 소홀히 했으면 자성부터 먼저하고, 기술적 결함이 있으면 새로운 기술개발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게 책무다.이같은 부도덕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관계당국은 업체의 이같은 편법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맑은 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로서는 수돗물 불신에 따른 이런 논란에 억울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국민들의 불신원인이 어디에 있든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소비자들도 지나치게 정수기에 의존할 일은 아니다.기왕에 사용하려면 필터의 적기 교체와 철저한 청소등 세심한 관리가 중요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