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총장 문제, 이제 ‘결단’을

김종표 기자(교육문화부)

5일 오전 전주교대에서는 나기연 신임 총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30분동안 조촐하게 진행된 행사였지만 신임 총장을 격려하고 대학의 힘을 모으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그로부터 3시간후 전북대. 불행한 일이 없었다면 총장 취임식이 열렸어야 할 대학에서는 김오환 당선자가 침울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에게 임용 부적격 사유를 해명하는 대조적 모습을 연출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구성원들의 뜻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본인의 뜻이 아니더라도 이제 구성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대학을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역사회와 대학 구성원들에게 당사자는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정부의 의지도 확인됐다.

 

사안의 본질이 ‘개인’에게 있든, 대학의 자율권을 훼손한 정부의 ‘의도(?)’ 또는 형평성 문제에 있든지, 이제 현실을 직시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달 21일 열린 교수회 임시총회는 대학의 공식 입장을 정한 통로가 됐다. 그러나 김후보 재추천까지 일사분란한 대응의 근간이 된 이날의 결정이 교수사회의 힘있는 의견결집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의사결정 과정에 큰 흠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장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교수회 임시총회를 개최, 구성원들의 의사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합리적인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교수들의 ‘입바른 소리’는 그 자체로 공신력을 갖고 영향을 끼친다. 우리사회 최고 지성인 집단이라고 자부하는 교수들이 정작 자신들의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문제는 결국 대학, 교수사회에서 풀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