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도시는 크고 작은 강이나 하천을 중심으로 발달됐다.도시의 하천은 바로 그 도시의 역사와 주민들의 문화공간인 셈이다.나아가 환경측면에서는 도심과 외곽의 생태계를 연결해주는 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도시의 강과 하천은 물을 이용하는 이수(利水)기능과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기능만 강조되면서 환경기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도로와 주택건설을 위해 복개되기도 하고,홍수 방지를 위해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기도 했다.온갖 오폐수와 생활하수로 인한 수질오염은 하천을 시민들 곁에서 멀어지게 했다.
전주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1998년 이전만 해도 오염에 찌들어 악취가 진동하고 쓰레기만 나뒹굴던 버려진 하천이었다.전주천이 오늘난 모습으로 되살아난 것은 2000년 부터 추진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콘크리트 호안블록을 자연석으로 바꾸고,여울과 소를 설치해 산소를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수질정화 효과를 최대화하는등 수질개선및 생태계 복원을 위해 힘썼다.
이런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1급수 지표어종인 쉬리와 버들치가 돌아왔고,25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백로·왜가리 등이 날아들어 도심속에 그림같은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물놀이를 즐기는가 하면 둔치에 만들어진 산책로와 운동·휴식공간에는 건강과 삶의 여유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주천의 복원성공은 전국적인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100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가기도 했다.지난 2002년 ‘일본 강의 날 대회’에서는 전세계 79개팀 가운데 대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마침 전주시 일원에서 오늘부터 사흘간 제5회 ‘전국 강(江)의 날 대회’가 열린다.강에 대한 공동의 상(像)을 만들며 바람직한 하천운동의 모델을 찾는 행사가 하천복원의 대표적 성공도시인 전주에서 열리는 것은 의미가 크다.때 늦은 감 마저 없지 않다.도시 하천은 이제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다.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값진 자원이다.이번 대회가 쉬리가 서식하는 청정 도심하천과 함께 전주의 맛과 멋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뜻깊은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