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뭉친 시민운동가 3인방

4년간 낯선 샐러리맨 생활접고 복귀한 김남규씨...김영기·염경형씨와 시민운동가 보폭 넓히기 궁리

평범한 직장인에서 시민운동가로 다시 복귀한 김남규씨와 동료 시민운동가들. 왼쪽부터 김영기·김남규·염경형씨. (desk@jjan.kr)

꼭 4년 만이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출범 원년 멤버로 현 김영기 사무처장과 양대축을 이루며 단체를 꾸려왔던 시민운동가 김남규씨(43).

 

2002년 8월, 돌연 시민운동가의 꿈을 접고 대전에 본사를 둔 조그만한 식품회사로 직장을 옮겨 샐러리맨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했던 그가 4년 만에 ‘필드’로 다시 컴백했다.

 

시민감시국장을 끝으로 단체를 떠났던 그에게는 이제 사무국장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적응하는 데에만 적잖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지역 현안을 챙기고, 단체 사업을 구상하느라 요즘 여념이 없다.

 

시민운동가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다시 시민운동가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그에게서 홀가분함마저 느껴진다.

 

“회사로 옮길 때, 이력서를 보더니 ‘노조를 만들 사람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듣게 됐다”는 그는 “필요하면 노조를 만들 수도 있고, 잘못이 있으면 깰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따졌다는 후일담을 소개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업 논리와 영업 현실 등을 접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그는 시민운동가 출신 답게 직원들의 복리후생이나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경영에 반영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회사에서 영업기획관리팀장을 맡았었다. 그리고 전북참여연대에 복귀하기 직전까지는 무주 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을 지냈다.

 

시민운동이 전업이었던 그에게 짧은 ‘바깥 세상’ 체험은 한가지 숙제를 안겨줬다. 시민운동가들이 시민단체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안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방 정치 참여가 유일한 통로인 현 상황에서, 동료와 후배 시민운동가들이 활동의 반경을 넓혀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민간 영역에서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가는 데 앞으로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복귀로, 김영기 사무처장(44·전북대 상대 82학번)과 염경형 정책실장(39·전북대 수학교육 87학번)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운동의 토대인 ‘민주주의민족통일 전북연합’ 초기 멤버들이 다시한번 뭉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