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쓰레기 몸살 관광지 구천동 - 전선자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은 피부에 와 닿는 기온으로부터 온다. 긴 장마에 홍수피해가 많아 지쳐있었던 데다가 보름 이상을 폭염이 쏟아져 더위에 시달렸고, 열흘 가까이 열대야를 견뎌야했던 올 여름은 참으로 모두가 힘겨웠다.

 

이런 천재지변의 역경을 견뎌낸 사람이면 누구나 이 초가을의 기온을 즐기지 않을 사람은 없다. 살갗에 스치는 바람이 끈적이지 않고 보송보송하여 느낌이 좋다. 모두들 "이제야 살 것 같다"는 얘기를 한 마디씩 한다. 순리대로 돌아가는 계절의 순환 앞에 그저 숙연해질 따름이다.

 

마음도 동반하여 가을을 맞고 있다. 그저 막연한 그리움 같은 것, 쓸쓸함 같은 것으로.

 

 

무주구천동은 아름다운 계곡에 33경을 갖추었고, 높은 덕유산(남한에서 네 번째 높은 해발 1,614m의 산)과 겨울 스포츠, 스키의 메카 무주리조트를 품어 안고있는 남한 중심부의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무주는 태권도 공원과 기업도시가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일 년을 통 털어 100만 내지 300만 명쯤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통계이다. 그런데 관광객이 많은 여름철만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계곡 곳곳이 오물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고 간 후

 

남긴 쓰레기와 오물은 아름다운 산과 계곡의 구석구석에 버려져 썩어 맡기 힘든 냄새와 보기에 힘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직도 우리의 생각에 '쓰레기는 아무 곳에나 버려도 된다'는 잠재의식이 살아있는 것일까?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한심한 상황은 강을 따라 가보면 안다. 흐르는 강물 가에 썩지도 않을 라면봉투, 비닐 류, 캔 종류, 스트로 폼 등 별스런 것들이 다 떠내려 가고있으니 어쩌면 좋으랴. 강의 맨 끝, 땜이 있는 호수나 바닷가에 가 보라. 부유물이 얼마나 많은가를. 우리자녀들 미래의 삶이 염려스러워진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내 쓰레기만 신경 써서 잘 치우고 챙겨오면 쓰레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즐기는 것만큼 내 강산, 내 국토의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양심에 호소한 자연보호를 앞장서서 몸소 실천해야겠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학생에게, 주부에게, 직장인에게, 기업인에게, 사장에게, 대통령에게도...

 

누구에게든 책임 있게 한 달에 하루, 서너 시간 정도씩 쓰레기를 직접 줍도록 해보면 산 교육이 되리라.

 

다시금 쓰레기를 버릴 마음을 갖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쓰레기와 오물이 마구 버려질 때 우리의 환경은 물론이거니와

 

그것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폐해가 나 자신에게 오며 먹거리에 의해 섭취하게 되는가를 정밀 분석하고 교육시킨다면 아마 인식의 변화가 금방 오리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 상식을 지킬 줄 아는 국민 모두가 되었으면 싶다.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