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와 미국이 금년 6월 이후 최근까지 세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였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한미 FTA에 관한 논란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 환경과 우리나라 경제현실을 생각해 보면 한미 FTA는 피할 수 없는 절박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무역의존도가 높아 앞으로도 수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한편 세계무역 질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의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체제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주요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고는 수출을 늘려 나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EU는 물론 ASEAN 국가를 다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큰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한미 FTA 체결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면 한미 FTA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득실을 개략적으로나마 따져 보자. 한미 FTA가 체결되면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 상품은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에서도 전라북도 수출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동차와 섬유업종은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중 도내 전체 대미수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FTA 체결로 미국의 수입관세가 철폐되면 현지 판매가격 인하가 가능해져 수출증대 효과가 클 것이다. 또한 여타 업종에 비해 미국내 수입관세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섬유업종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미 FTA가 이렇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 및 서비스 부문은 실제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지역의 경우 농업의 비중이 여타 지역에 비해 높아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현재 40% 이상의 높은 수입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소고기 등 축산물과 포도, 사과 등의 과실류 생산농가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나마 도내 농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쌀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어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한미 FTA는 우리경제의 취약부문에는 고통을 안겨주겠지만 제조업 분야의 수출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FTA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더욱이 손실이 예상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협상 자체가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기관에서 한미 FTA의 경제적 득실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로는 실보다는 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추정해 본 결과, 우리 전북경제도 비록 농업의 비중은 높지만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한미 FTA를 놓고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협상을 유리하게 추진하고 또 FTA 체결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당국은 미국과 협상할 때 취약분야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전략분야의 이익은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개방 확대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의 경우 정책당국과 해당 분야의 경제주체들이 산업의 구조조정,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하겠다.
/이내황(한국은행 전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