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독서의 계절, 필독서 '탈무드'에 빠져보자

김재춘(완주 동양초등학교 교장)

지루한 장마도 잠못이루게한 무더위도 여름과 함께 물러가고, 조석으로 소슬바람 스치며 귀뚜라미 울어대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

 

우리 한민족에게 삶의 지혜와 인격도야의 지침서로 ‘사자소학, 명심보감’의 고전이 있다면 유태인에게는 ‘탈무드’의 바다와 같은 위대한 고전이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산과 바다, 오곡백과 풍성한 축제 나들이도 좋지만, 이번 가을만큼은 우리 학생들에게 단 한권의 책만이라도 필독할 것을 간곡히 권장하는 뜻에서 ‘탈무드’에 대한 고전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탈무드의 본 줄기는 ‘구약성서’라 하겠으나 그 안에는 종교적인 사상뿐만 아니라 건강, 예술, 언어, 역사, 철학, 과학, 풍습, 심리학, 인간관계 등 상상 가능한 인간생활의 모든 분야가 망라되어 있다.

 

기원전 5000년부터 서기 500년까지 유태 민족에게 구전(口傳)되던 것을 10년에 걸쳐 2천여명의 학자들이 편찬한 실로 엄청난 분량의 저작물이다. 총 20권에 1만 2천 쪽에 이르며 어휘수는 무려 2백 50만 단어 이상이고 무게만도 75킬로그램에 이른다고 한다.

 

탈무드의 토론은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할라카’(halakah)라고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학가다’(haggadah)이다.

 

‘할라카’는 유태적인 생활양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간들의 모든 행위를 성스러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자 하는 것이다. 즉, 인간행위에 대한 일종의 규칙인 셈이다. 또한 ‘학가다’는 탈무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철학, 신학, 역사, 시, 속담, 성서해석, 심리학, 형이상학 등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지혜가 담겨져 있다.

 

이제 탈무드는 세계 각국의 말로 옮겨져 읽히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탈무드는 ‘유태인의 얼이 담긴 그들의 문화유산’을 넘어서서 ‘온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견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한 번 읽는 것보다, 책상 앞에 두고 사색하며 배워 나갈 때 더욱 큰 효용가치를 얻을 수 있는 보석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을에 뇌 활동을 너무나 놀이 무드에 빠져들게 하지 말고 , 고등정신의 날개를 펴서 지혜롭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자녀와 함께 손잡고 서점으로 향하자.

 

그리하여 부모 먼저, 지금, 나부터 책 읽기에 빠져든 모습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자.

 

/김재춘(완주 동양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