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북에는 금강, 만경강, 동진강, 섬진강이 젖줄이 되어 흐르면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냈다. 전북의 강들은 크게 성 낸 적도 없고 또 가난하게 메 마른적도 없이 이웃 충남, 전남, 경남까지 유익하게 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필자는 정확히 10년 전에 건설교통부에 ‘금강다목적 운하 건설’을 건의했다. 제안의 요지는 충남 공주군 금남면 성덕리에서 금강하구둑 까지 100km 구간에 물류, 관광, 치수를 겸한 운하를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교통개발연구원이 1994년 조사한 권역별 화물반출입 현황과 전망보고에 의하면 2010년경 군산권역에서 반출되는 총량은 9,290만 톤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2,300만톤(22.9%)이 대전권에 유입되게 될 것으로 추정 하였다.
한국경제가 경쟁력을 잃게 된 원인은 물류비용의 증대. 급격한 임금인상을 들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육로운임이 부산에서 미국서부까지 가는 해운임 보다 2배나 더 드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전 축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금강수운을 이용하여 군산항에서 처리토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부산항에 접근하는 육로수송체계 개선과 부산신항 건설에 국가재원을 쏟아 붙고 있었기 때문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5조원이나 투자한 부산신항만은 상해 신 양산항에 밀려서 선석의 10%만이 가동되고 있고, 게다가 부산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수송화물노조의 파업에 전체 수출이 마비되는 일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는 내륙수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라인운하, 중국 소주-항주 운하는 물류 뿐 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방 전까지 군산항에서 나포 포구 익산시 웅포면의 곰개 나루 강경 부여로 이어지는 금강수운은 큰 성황을 이루었었다. 내년에 공주-연기 행정복합도시가 본격 착수 되면 금강운하의 필요성은 한층 더 높아지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금강은 백제문화의 모태로서 엄청난 관광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개발개획이 전혀 없었다.
익산시가 의욕적으로 추친하는 웅포 곰개나루 복원사업. 군산시의 새만금과 금강 관광벨트연계 사업이 수운을 타고 백제 고도문화권역인 부여, 공주로 이어져 가치를 극대화하면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도시가 성공하려면 서해안으로 해상 통로가 확보 되어야한다. 전체 추정공사비가 1조5000억 원가량 소요 되는데 개발에 따른 모래 판매, 국유 하천부지 가격상승분을 상계 처리하면 출발부터가 실질적인 정부 예산투자 없이 흑자사업으로 추진 될 수 있다고 세종연구원측은 주장하고 있다.
운하의 수송비는 도로수송비의 20~30% 정도 밖에 들지 않고 수운의 에너지 효율은 58배나 높다. 독일처럼 자동차 산업과 아우토반이 최고로 발전한 나라도 수운을 최대한 활용하여 국가 에너지 사용효율을 극대화 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독일의 강대국 부상은 창의력, 즉 생각력(Gedanken)의 적극적 활용 때문이었다. 금강을 거쳐 백제인들은 고대 일본을 건설하는 주역이 됐었다. 한강의 기적이 한국경제도약의 디딤돌이 되어 주었던 것처럼 이제 금강이 GNP 3만 불 시대를 열어갈 때이다.
‘게당헨( 생각)’이 없이 전국도처에 무분별하게 펼쳐지고 있는 수많은 국책 사업들의 난맥상을 본다. 금강다목적 운하 건설 사업은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생각하는 한민족의 지혜를 재발견하고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장이 되어 줄 것이다.
/김준규(경제평론가·경영전략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