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해망동 공공미술프로젝트 '천야해일'...29일까지 공개전시

사람 눈 높이의 기와집 기왓장에 ‘사랑’이 걸렸다. ‘L·O·V·E’. 낮이나 밤이나 항상 사랑이 가득한 동네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나 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 앞을 지나 퇴근하는 이웃들에게 잠깐의 여유도 주고 싶다.

 

7월말부터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 ‘천야해일(天夜海日;하늘은 밤이지만 바다는 벌건 대낮일 정도로 항구가 성시를 이뤘던 군산의 옛 영화를 의미한다)’이 완료된 군산시 해망동(現 해신동)이 색을 입었다.

 

월명산을 등에 업고, 내항을 바라보고 선 산비탈 동네. 군산의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안고 있는 해망동, 그 좁은 비탈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보물찾기에 나선 것 같다.

 

해망동 보물찾기는 굴다방 관광센터에서 시작해야 한다. 동네 곳곳에 숨겨진, 생활과 어우러져 작품인지 삶터인지 분간이 안되는 숨겨진 미술을 찾으려면 이곳에서 안내지도를 한 장 받아 들어야 한다. 관광센터 벽을 장식하고 있는 해망동 주민들과 눈인사 정도는 하고 출발하는게 좋다.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은 ‘동네역사관’. 故 김성권씨의 집에 꾸며진 역사관에는 70∼80년대 군산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사진과 자료 등이 전시됐다. 조금 올라가니 ‘심승종 동네미술관’이 나온다. 버려진 액자 탁자 의자 시계 등이 마당 여기저기 널려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설치됐다. 빈집을 활용한 미술관에는 동네에서 버려졌거나 흔하게 눈에 띄는 사물들이 재료가 돼 새로운 소통을 지향하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해망동에는 이런 미술관이 다섯곳이나 된다. 모두 빈집을 활용했다. 집주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에는 해망동의 이미지를 생태 다이어그램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고, 동네 곳곳에서 주워온(‘pick-up’미술관) 물건들로 꾸며져 있기도 하고, 노모정에서 함께 부대끼고 있는 할머니들의 사진으로 꾸려지기도 했다. 한 미술관은 해망동 주민들의 삶이 만화이미지화 돼 전시되고 있다.

 

골목길 미술관도 있다. 할머니집 옥상엔 그늘막을 얹고 평상을 깔았다. UFO가 추락한 전망대도 있다. 두 곳의 전망대는 동네 주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마련해 놓은 것이다.

 

바람이 많은 동네, 그래서 여름에는 이곳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지만 겨울에는 고개를 숙인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해망동의 바람을 보여주는 ‘소리결(큰 바람개비)’이 마을 끝자락에서 바람의 말을 전한다. 보물찾기 여정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자 드로잉도 함께 한다. 길과 벽을 따라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기도 하고, 해망동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해망동을 주제로 한 시를 찾아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이병훈 이복웅 정경진 장화자 고석문 오인덕 김정수 박정애씨 등 군산출신 문인들이 ‘해망별곡’을 노래했다. 주민들이 선정한 해망12경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해망동 ‘천일야해’프로젝트는 문화관광부와 공공미술추진위원회 아트인시티 국무총리실 로또복권기금 지원으로 이뤄졌다. 올해 전국의 10곳에서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사업으로 진행되는데, 군산 해망동이 가장 먼저 마무리를 했다. 공화국리라가 주도했으며, 강성은 김민수 박관우 박은주 상상공작소 소동성 송상민 용해숙 이길렬 이득선 이수영 이완 임택준 정하응 진유경 최영관 최진성 황연주 황은화 프로젝트그룹 998-3이 작업에 참여했다.

 

이달 29일까지 공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