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익산역사 어디로 가야하나 - 국중하

국중하(우신산업 대표)

역(驛)은 지방으로 가는 관원에게 말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던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철도가 개설되면서 기차가 서는 곳도 역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역이란 곳이 본질적으로 가 닿기가 편한 교통의 요지에 만들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전라북도지역의 교통의 중심에서도 중심지는 이리였고 이리역은 열십자로 철도가 포설 되어 서울 목포 군산 여수를 운행하는 호남선중심역으로 군산선과 전라선의 시종(始終)역이다.

 

이리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1912년 3월 6일 대전-이리간, 그리고 군산선을 시험운전하고 대전 목포를 잊는 호남선이 개통된다. 그리고는 1915년 1월 1일 이리 보통역사로 그 문을 열었다. 오랜 세월을 사통팔달의 역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 이리역은 1971년 화물열차 폭발사건으로 사라지고, 지금의 역은 1978년 11월 10일에 새로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이리역의 활용도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것이 시군통합시명에 따라 익산역으로 바뀌게 되었고, 드디어 2004년 4월 1일에는 서울-목포 서울-부산 간 KTX 개통에 따라 KTX 정차역이 되었다. 그것은 그동안 이루어진 지역의 발전상과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KTX 개통은 철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데, 대부분이 신설노반을 달리기 때문에 쾌적한 분위기에 시원하게 달리고, 오랜 대기시간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이나 버스와 같은 다른 운송수단에 위협적인 존재까지 된 것이다. 특히 대구와 같은 지역은 KTX의 특성과 가장 잘 맞물려 KTX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익산역의 KTX활용현황을 보면 현재 익산역사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 익산역은 대중교통이나 버스의 접근성에 문제가 있고, 주차시설이 부족하고, 찾아가기가 어려운 등 역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반이 열악하다. 또한 선로마저도 기존노선 활용으로 KTX의 제 가치를 살리지 못 한 반쪽 고속이라 승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이용객들은 익산역을 빠져나와 전주나 군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결국 택시를 타게 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비싼 택시비를 지불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는 익산에 KTX를 타고 오지 않겠다며 버스나 다른 열차 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익산역보다 역사가 9년 짧은 울산역의 경우는 익산역이 선택해야할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역은 15년 전에 현재의 도시외각으로 그 자리를 옮겼다. 울산역은 1989년 10월22일부터 새마을호가 운행하고 있다. 운행초기에는 경주를 종착으로 울산은 새마을호 정차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민이 나서 소원을 거듭한바 새마을호에 울산행 객차 한량을 매달고 다녔다. 울산지역 새마을호이용객은 새마을호를 타기위해 경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울산역에 대기한 새마을호에 승차하면 서울종착역에 닿게 된다. 이용객이 많아져서 지금은 울산이 종착역이 되었다.

 

KTX 전주와 군산 이용객의 사정이 새마을호 울산의 사정과 비슷한 처지인데도 전북지역은 조용하다. 필자는 건교부 실무책임자들에게 운영을 잘하면 KTX도 채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건의를 해보지만 지역민의 대표들과 도내 상공회의소가 주간하여 도민의 편의를 위해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익산역엔 기관차 회전시설도 있고 전주까지 선로가 포설되어있어 어려움이 전혀 없다고 본다.

 

KTX익산역사 이전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도민의 자격으로 발언한다면, 국내 철도역사 이전현황을 보면 발전된 도시의대부분이 역사와 철도를 외곽으로 이설했다. 앞서가는 도시의 철도역사는 옮기지 않은 도시가 없다. 따라서 역사이전은 지역과 도시발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북의 미래를 한번 그려본다면 군산중심 서해안과 중국 청도이북동해안을 포괄하는 “환황해지역”에는 인구3억, GDP 약2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권역으로 세계최대의 공업지역이자 물류서비스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고 군장지구에 국내최대의 산업단지 4,080만평조성과 새만금간척지를 국제물류, 산업단지 및 관광지로 개발할 것이고 따라서 국제항만과 공항, 경제복합도시가 형성되고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이뤄지면 국내외관광객이 구름 때처럼 몰려올 텐데 현재의 익산역사로 감당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생산유발효과가 10조원에 이른다는 방폐장 유치를 부안에선 결사반대했고 군산에선 경쟁에서 경주에 밀렸다.

 

익산역사 이전도 도민이 함께 멀리 그리고 넓게 생각해야한다. 정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2015년까지는 광주까지 노선작업을 완료해야하고 사업계획이 확정되었어도 잘못된 점이나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백년대계를 위해 반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언제까지 지역을 외면하고 나라걱정만 하고 있을 것인가?

 

/국중하(우신산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