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이제 웬만한 모임에서는 주요 화젯거리로 등장할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 골프인구가 400만명에 이른다. 세계 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거의 실시간으로 안방에 전달되고, 공중파 방송까지도 생중계를 하는 판이다. 최경주와 허석호, 김미현 박지은 이미나 장정 한희원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골프스타들도 골프대중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골프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 관련 시장을 7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250여개 골프장이 영업중이며 연간 내장객 수는 1,000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골프환경은 70년대 수준이다. 골프장은 예나 지금이나 부킹 난에 시달린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린피(골프장이용료)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그린피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한 회원권거래소가 한국, 미국, 일본, 태국 등 골프관련 산업이 활성화된 8개국을 대상으로 국민소득( GNP) 대비 그린피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미국에 비해 무려 11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기준 라운드당 평균 그린피가 한국은 154달러로 미국 평균치 43달러(50개주 평균)에 비해 4배가 비싸다. 국민소득 수준까지 감안하면 최고 11배에 이른다. 일본보다도 4배나 높다.
임실의 전주샹그릴라 골프장(27홀) 시범라운딩 그린피('주중 11만원, 주말 14만원')가 턱없이 높다는 비판이 드세다. 정식 개장도 하지 않고 시범라운딩하는 골프장이 취·등록세 등 수십억원의 세금을 내고 정식 개장한 다른 골프장과 똑같은 그린피를 받고 있으니 저항이 크다.
전북도는 그린피 인하권고가 묵살되자 지난 23일 오너를 불러 그린피 산출근거를 따지려 했으나 골프장측은 “당분간 인하계획이 없다”는 공문을 보내 맞서고 있다. 그린피를 높여도 골프칠 사람은 많고, 제재를 받아봐야 대수롭지 않을 것이라는 속셈이 깔려있다.
시범라운딩은 정식 영업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과 카트료를 제외한 다른 요금은 받을 수 없다. 실비 정도를 받는 게 관례다. 그런데도 터무니없이 높은 그린피를 받고 있으니 보통 배짱이 아니다. 업체도 이젠 돈만 생각할 게 아니라 골프대중화에 걸맞는, 수준높은 영업행태를 보였으면 한다. 고객은 봉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