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요불급한 예산 대폭 줄여라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전북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돈 쓸 데는 넘쳐나는데 돈 가뭄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선 4기가 출범하면서 공약이행과 새로운 사업 수요가 엄청나게 늘었지만 가용재원은 오히려 크게 줄고 있다. 묘책을 쓰지 않는한 많은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전북도가 각 부서별로 파악한 가용재원은 5,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실제 각종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돈은 1,000억원도 안된다. 그러니 인재양성을 위한 해외연수, 지역경제살리기 등 지사 공약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고 매년 2,000억 이상 투자해야 할 동부권 지역균형개발사업 같은 중장기 사업들도 터덕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재정여건이 이렇듯 어려운 것은 지방세 수입이 신통치 않은 반면 정부 사업에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할 예산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전북도 부담액이 올해 1,013억원에서 내년에는 1,458억원으로 445억원(43.9%)이나 늘게 되는 것 등이 그런 예다.

 

시·군 교부금 역시 올해 987억원에서 내년에는 1,410억원으로 445억원( 42.8%)이나 늘고, 교육청에 대한 교육특별회계 전출금도 1,129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31억원(11.6%)이나 는다.

 

이런 재정상태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줄이고 ‘선택과 집중’ 을 하는 등 긴축재정을 운용하는 수 밖에 없다. 또 사업의 우선순위 기준을 정해 시행하거나 보통교부세가 많이 배려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 등이 한 방편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낙후도와 재정자립도 등을 감안한 지방재정 조정이 시스템화돼야 한다. 보통교부세나 지방비 의무부담 비율 등을 수치로 구체화시켜야 명실상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다.

 

자치단체는 인구와 경제력의 지역격차가 현저하고 자주재원이 빈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지방채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중앙정부가 부담금과 교부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자립도가 80∼90%에 이르는 자치단체도 있지만 전북은 18%에 불과한, 아주 열악한 수준이다. 이런 차등구조를 방치한다면 전북 같은 자치단체는 머지않아 파산하고 말 것이다. 재정의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것야말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지름길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