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주여성, 종합대책 절실하다

이주여성들은 고달프다. 낯설고 물설은데다 각종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언어장벽에다 빈곤, 폭력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비하기 짝이 없다.

 

이달 들어 진안에서는 22살의 이주여성이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자해하고 남편에게도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베트남 출신인 이 여성은 1개월 전 17살위의 남편과 결혼했는데 매일 술에 취해 귀가하는 남편이 또 술을 마시려 하자 이런 행동을 한 것이다. 또 지난 달에는 전주지법 직원들이 법원을 찾아온 이주여성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이 여성은 3년전 도내에 시집왔으나 시댁과의 불화와 문화적 차이로 남편과 이혼을 하기 위해 법원 문을 두드린 것. 하지만 법원에는 방글라데시 말을 이해하는 직원이 없어 쩔절매야 했다. 이같은 사례는 이제 우리주변에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도내 거주 외국인은 10월말 현재 1만3000여 명.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4.1%가 증가했으며 5년만에 2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국제결혼 배우자가 3795명에 달한다. 국내 거주 2년이 지나면 국적신청 자격이 주어져, 실제는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의 경우 ‘한 집 건너 외국인 며느리’가 있을 정도다. 국적별로는 중국계가 절반에 육박하고, 베트남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등의 순이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남자와 결혼한 이들중 상당수는 매일 눈물로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결혼 이민자들은 절반 이상이 최저생계비 이하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의 직업은 40%가 농어업종사자며, 언어및 신체적 폭력과 변태적 성행위에 시달리는 경우가 55%에 달했다. 오죽했으면 3명중 2명이 '다시는 한국사람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응답했겠는가. 또 국제결혼 과정에서 상당수가 인신매매 취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 엄연한 한국인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통합노력이 너무 미흡하다는 점이다. 시군별로 일부 프로그램이 있으나 겉핥기에 그치고 있다. 더 이상 늦기전에 더불어 사는 삶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뿐 아니라 자치단체가 나서 한글교육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2세 교육, 친정같은 분위기 조성 등 조속히 종합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