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장애인 등록의 허와 실 - 송경태

송경태(전주시의원 (비례대표))

UN 통계는 전 인구의 약 10% 정도를 장애인 출현율로 잡고 있다.

 

여기에 비춰 본다면 전주시는 약 6만 3천 명 정도의 장애인이 있지만 2006 년 10월 말 현재2만 7천 명 정도가 등록되어 있으니 장애인의 약 43% 정도만이 등록한 것이다.

 

전주시만 유독 장애인 출현율이 낮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많은 장애인들이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애인 등록을 하면 각종 세제상의 감면 ( 통신 요금의 감면, 교통 요금의 감면, 자동차 구입의 혜택, 장애인 주차장 이용 편의, 생활 안정자금 대출 등) 의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그 이유와 대책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첫째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수용이 미흡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굳이 노출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사회가 이런 정서를 안고 있는 한 어떤 혜택이 주어진다 해도 장애인 등록을 기피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장애인의 인식 제고는 장애인의 심리 재활의 최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장애인에 대한 어떤 정책도 근본적인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장애인으로 등록했을 때 받는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수도 있는 것 같다.

 

장애인 등록으로 주어지는 사회적 혜택은 경제적 지원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경제적인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의 편견을 최소화시키는 것과는 무관한 것이다.

 

오히려 취업, 결혼 등의 보다 중요한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 큰 어려움과 편견을 감내해야 하고 사회활동에서도 보이지 않는 제약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모든 것이 노출되면 그로인한 혜택보다 반대 급부로 주어지는 역차별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애인 등록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진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지 않으면 장애인은 평생 장애 자체를 상처로 느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셋째 장애인 등록에 대한 홍보 부족을 들 수 있다.

 

1988 년부터 시작된 장애인 등록은 시행된 지가 18년이나 되었지만 열악한 환경에 놓인 장애인들은 등록제도 자체가 있는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웃과 친지 그리고 행정당국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들의 삶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배려를 한다면 그들을 장애인으로 등록시켜 장애인 복지 시책의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하여야 될 것이다.

 

장애인 등록을 했다 해도 부딪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그 카드자체가 가지는 공신력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장애인으로 등록되었다 해도 특수학교에 입학할 때는 교육청에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배치 신청서 특수교육대상자 진단평가서 등을 제출해야 하며 대학에 지원할 때도 그 대학이 지정하는 종합병원에서 별도의 진단서와 함께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또한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특수학교재학증명서와 별도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밖에도 장애인복지카드로 장애인 인증을 하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이다. 그것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장애인 등록 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생겨난 불필요한 이중 절차들이다.

 

장애인복지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를 보완한 장애인 등록 제도를 실시하였으면 한다.

 

 

첫째 장애인의 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현재 등록된 장애인 중에서도 유사한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어떤 지역에서 등록을 했느냐에 따라 장애 등급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지정병원들도 그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하고 장애인들도 기준 이상의 등급으로 올리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래야 비로소 장애인 카드에 대한 공신력이 복원될 것이다.

 

둘째 장애인복지카드의 명의 도용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장애는 누구도 원치 않는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이므로 공적 부조로서 몇 가지 혜택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복지혜택을 받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기를 쓰고 명의를 도용하는가 하면 비장애인이 장애인으로 둔갑하는 사례마저 있으니 장애인 등록이 어찌 공신력이 있겠는가?

 

이제 장애인 등록 제도가 시행되었다는 것 자체를 의미 있는 발전으로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장애인 등록은 장애인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의 복지 수요에 대한 적절한 정책을 입안하는 초석을 다지는 데에 있어서의 자료일 뿐이다.

 

이 사회가 선진 장애인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망설임 없이 장애인 등록을 해야 하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스스로를 내 비춰야 한다. 우리가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고 굳게 믿어 보며 장애인 모두가 빠른 시일 내에 등록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송경태(전주시의원 (비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