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뒷북치는' 도의회

안태성 기자(정치부)

도정 전반에 관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벌써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민선 4기 첫 행정사무감사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던 도의회였지만, 어설픈 의사 진행과 감사답지 않은 면모(?)가 속속 눈에 띄면서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의원들은 ‘제도 개선과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에 감사의 목적이 있다’며 공무원들을 다그치면서도 정작 본질을 회피한 폭로성 추궁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유도 질문’으로 받아낸 답변에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 물론 일부 의원들에 국한된 얘기다.

 

38명의 도의원 가운데 비례대표를 포함한 초선의원은 모두 16명. 의원 절반 가량이 첫 무대에 서는 행정사무감사다. 완벽을 요한다는 것도 무리다. 또한 의사 일정 내내 ‘감사다운 감사’만을 기대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감정에 치우쳐 도를 넘어 ‘도 길들이기’로 비춰지고 있고, 야당 의원들의 ‘김 지사 때리기’가 시종 전개되면서 당 대결 양상마저 띠고 있다. 지역구를 의식한 ‘현안 챙기기’는 여전하고, 도의 인사 정책을 추궁하면서 소외된 특정인의 실명까지 거론해 인사 청탁의 오해 소지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의회가 실망한 자초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전인수격 해석’. 얼마 전 발표된 전북도 출연기관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등을 인용하면서 의원들은 도의 허술한 지도감독을 한결같이 지적했다.

 

평소 지도감독을 하지 않은 탓이라는 이유를 들어 실무 부서를 압박해 들어갔다. 맞는 얘기다.

 

도는 상시 지도 관리에 나름대로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의원들의 윽박은 이어졌고 결국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도의회 역시 비판과 견제의 본연 업무에 제 역할을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도정을 감시하는 의회라면 그동안 왜 침묵을 지키고 방관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뒷북치는 의회가 되질 않길 기대해본다.